한국형 우주발사체 ‘KSLV-Ⅱ’(누리호)가 21일 2차 발사에 공식적으로 성공한 가운데, 100% 국산 기술로 개발한 발사대 시스템도 주목받고 있다. 누리호가 우주 목표 궤도(700㎞)에 안착해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했다는 사실은 곧 국산 발사대가 제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형 발사대 구축한 현대중공업 컨소시엄
엄빌리컬 타워는 총 5층으로 구성된다. 1층은 추진제·산화제 등 연료를 발사체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공간이다.
2층은 발사체 자세제어계를 사전 점검하는 장소다. 예컨대 예상치 못한 바람이 불어서 우주로 올라가던 누리호의 비행 궤적이 바뀔 경우, 누리호의 방향을 다소 틀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누리호의 자세를 제어하는 장비가 자세 제어계다.
엄빌리컬 타워 3층은 발사체를 추적하는 시스템(레인지 시스템·Range System)을 점검하는 공간이다. 누리호가 우주로 떠나면 지상에서 이를 실시간 추적하는데 이에 필요한 시스템을 점검할 수 있다.
4층에선 지상에 있는 전자장비와 발사체 내부 전자장비 간 통신을 위한 장비를 점검한다. 엄빌리컬 타워의 꼭대기 층은 누리호 최상단에 실려 있는 위성이 제대로 고정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47.2m 5층 건물…층마다 점검 기능 제공
2단 발사체인 나로호가 1단 로켓에만 액체연료를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이날 발사한 누리호는 3단 발사체라는 차이점이 있다. 즉 2단 로켓과 3단 로켓에 각각 액체연료를 주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제1발사대에는 없던 새로운 엄빌리컬 타워를 자체 개발했다.
엄빌리컬 타워 개발을 총괄한 것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한양이엔지·제넥·건창산기 등과 함께 발사대 설비를 구축했다. 이들은 발사대 기반시설 공사를 비롯해 발사대 지상 기계설비(MGSE), 발사대 추진제 공급설비(FGSE), 발사대 발사 관제 설비(EGSE)까지 발사대 시스템 전반을 독자 기술로 설계·제작·설치하고, 발사 운용까지 수행했다.
또 영만종합건설과 대선이앤씨, 유한티유 등 국내 기업은 엄빌리컬 타워 설치 과정에 필요한 토목 작업을 담당했다. 한국형 발사대 건립 모든 과정을 국산 기업이 100% 도맡았다는 뜻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기술력 향상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