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만의 자진 입국 이유는
투자에 실패한 A씨는 회삿돈으로 눈을 돌렸다. 통신회사가 다회선 개통 시 인센티브(수수료)를 지급하는 점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다회선 개통은 숙박업소나 회사 등 건물 단위의 회선 계약을 말한다. A씨는 가상의 고객사가 개통을 한 것처럼 속였고, 허위 매출 발생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
LG유플러스가 A씨의 의심스러운 행각을 인지한 건 지난 3월 초다. 회사는 자체 조사 끝에 3월 24일 사기 혐의로 용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그는 필리핀으로 도피한 뒤였다. 경찰은 연락이 두절된 A씨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했다.
인천공항서 체포 후 구속…지난 10일 검찰 송치
경찰은 A씨와 회선 개통 신청에 관여한 대리점주들 사이의 관계도 조사 중이다. 양측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의견이 엇갈렸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당초 기업 횡령 사건으로 알려졌으나 사기 혐의로 의율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자세한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와 대리점주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기는 하지만, 조사 내용과 회사 감사실 자료 등을 종합하면 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액은 사건 발생 당시 80억원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정상 계약과 허위 계약이 섞인 액수로, 실제 피해액은 그보다 적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금액은 알려줄 수 없으나, 수십억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A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범죄를 공모한 혐의를 받는 대리점주 2명에 대해서는 아직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