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은 연 3.69~5.68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연 3.71~5.07%)과 비교하면 상단이 0.611%포인트 높아졌다.
대출금리가 오르며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영끌족'의 금융비용도 크게 늘고 있다. 한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0년 6월 서울 서대문구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사며 5억7000만원의 대출을 받은 직장인 A씨의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은 2년 사이 17.1% 증가했다.
A씨는 주담대 4억7000만원(30년 원리금 균등상환, 6개월 변동금리)을 연 2.69% 금리로, 신용대출 1억원(만기일시 상환, 금융채 6개월 연동)을 연 2.7%의 금리로 대출받았다. 지난 17일 기준 A씨의 대출금리는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각각 연 3.61%, 4.41%로 높아졌다. 매달 은행에 내야 하는 돈은 212만8829원에서 249만3194원으로 36만원 이상 늘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년 1분기 연 3.25%(JP모건 전망치)까지 올릴 경우 월간 상환액은 300만2309원으로 최초 대출 때보다 41%(87만3480원)나 늘어난다. 기준금리 상승분이 그대로 대출금리에 반영된 걸 전제로 한 추산이다.
실제 대출금리 상승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시중은행이 우대금리를 늘리거나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를 조정하더라도 대출 자금 조달 비용이 계속 올라서다. 금융권은 기준금리가 올해 연말에는 연 2.75~3%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우선 상승한다.
게다가 금리가 오르며 정기 예·적금 등 원가가 비싼(고원가성) 예금도 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5월 수시입출금 예금은 3조8000억원 늘었는데, 정기예금은 36조5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정기예금은 5월에만 19조5000억원이 불었다. 예금 이자를 더 주기 위해서는 대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Fed의 금리 인상도 한국의 가계대출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Fed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릴 경우 금융채 5년물 금리는 단기적으로 0.4%포인트 상승하고, 코픽스 금리는 0.2%포인트 오른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이 경우 가계대출 금리는 0.35%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에서는 올해 안에 주담대 금리가 연 8%가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담대 금리가 8%를 넘어선 건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시중은행 여신 부문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1.0%포인트 이상 더 오르고 시장금리가 그만큼 반응해 움직이면,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8%대를 넘어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은행들은 대출자들이 받는 실제 대출금리가 연 7~8%대로는 치솟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지난달 분할상환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3% 후반에서 4% 초반대이다. 우대금리 등을 늘리는 KB국민은행의 경우 평균 금리가 연 3.84%로 지난 4월 평균 금리(연 3.91%)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 7%대 대출금리는 우대금리 등을 하나도 적용받지 않은 최고 금리 수준이라 실제 해당 금리로 대출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