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섬 면적은 서울 이태원동(1.37㎢)과 비슷한 1.3㎢다. 최고봉 높이는 180m 정도 되는 작은 섬이다. 바위로 이뤄진 무인도지만 덴마크와 캐나다는 오랫동안 영유권 분쟁을 벌였다. 1933년 국제사법재판소가 그린란드를 덴마크 영토로 판결했는데, 캐나다와 덴마크 모두 한스 섬에서 정확히 18㎞씩 떨어져 있어 영토 분쟁의 불씨가 됐다.
1984년 톰 회옘 덴마크령 그린란드 담당 장관이 한스 섬을 방문해 덴마크기를 흔들고 덴마크 전통 술인 슈납스를 묻고 '덴마크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새겼다. 그러자 캐나다 측에서 한스 섬에 와서 캐나다기를 꽂고 캐나다산 위스키를 묻으면서 양국의 영토 분쟁은 '위스키 전쟁'으로 불리게 됐다.
한스 섬 분쟁은 2000년대 들어 양국의 해군이 번갈아 상륙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당시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네어스 해협이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주는 주요 통로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 막대한 심해자원 개발 가능성도 부각됐다. 한스 섬의 가치가 오르면서 양국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지만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이날 양국 외무장관은 위스키 전쟁 종식을 축하하는 의미로 서로 위스키를 교환했다. 졸리 외무장관은 메이플 시럽이 들어간 퀘벡산 위스키를, 코포드 외무장관은 기념일에 주로 마시는 코펜하겐산 감멜단스크 위스키를 선물했다고 CTV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해 혼란스러운 가운데 캐나다와 덴마크가 평화롭게 영토 분쟁을 해결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코포드 외무장관은 "러시아 같은 강대국이 국제법을 잔혹하게 위반하고 있는 요즘 우리의 분쟁 해결은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졸리 외무장관도 "영토 분쟁이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다는 걸 다른 나라에 보여줬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우리가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