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43도, 미국 38도…온난화 습격에 전세계 '찜통' 됐다

중앙일보

입력 2022.06.14 15:58

수정 2022.06.1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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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스페인 세비야의 한 건설 노동자가 폭염으로 인한 열기를 식히기 위해 물을 마시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곳곳에서 지구 온난화의 습격이 이뤄지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이하기 전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이른 폭염이 나타나고, 땅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극심한 가뭄도 찾아온다. 올해 봄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한국도 기후변화 문제에 직면해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페인은 20여 년 만에 가장 무더운 6월 초를 보낸 것으로 기록됐다. 지난 주말도 최고 43도까지 오르면서 절절 끓는 날씨였다. 현지 기상 당국 관계자는 "6월 기준으론 비정상적일 만큼 높은 기온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북아프리카에서 불어온 뜨거운 공기가 스페인 전역의 기온을 치솟게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구 온난화로 스페인의 여름이 50년 전보다 20~40일 일찍 시작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지난해에도 코르도바 지방 기온이 47.4도까지 치솟는 등 가장 무덥고 건조한 해를 보낸 바 있다.

13일(현지시간) 폭염이 이어지는 프랑스 서부 루아르강에서 강 바닥이 마른 채 갈라져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웃 프랑스 역시 이례적인 더위에 시달리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툴루즈 등 남부 도시들이 33도를 훌쩍 넘기면서 5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27도를 찍은 북서부 노르망디는 100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달 들어서도 일부 지역이 39도에 이르는 등 기온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포르투갈은 매우 덥고 비가 내리지 않는 5월을 보내면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대서양 건너편 미국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부 지방 중심으로 주 중반까지 38도 이상으로 치솟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북쪽 위스콘신주부터 남쪽 미시시피주까지 많은 지역에서 불볕더위를 겪는 식이다.


미국 기상청은 폭염 특보를 발령하면서 "더위 관련 질병을 피하기 위해 미리 계획을 세우고, 친척과 이웃을 확인하라"고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격렬한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한편 되도록 실내에 머무를 것도 당부했다. 이처럼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인 폭염이 나타나면서 가디언은 "여름 무더위가 더 일찍, 자주 일어난다"고 경고했다.

연일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12일 충남에서 두번째로 큰 저수지인 논산 탑정호가 바닥을 드러낸 채 쩍쩍 갈라져 있다. 민물조개의 일종인 귀이빨대칭이들도 폐사해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국도 이상기후의 습격을 겪었다. 지난 7일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3~5월 봄 기온은 평년(11.9도)보다 1.3도 높은 13.2도로 집계됐다.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제일 더운 봄이었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기온도 정비례해서 꾸준히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지난달 전국에 내린 비는 평균 5.8mm에 불과했다. 지금껏 가장 적은 5월 강수량이다. 기온은 높고 빗방울도 적게 떨어지니 전국 곳곳의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는 등 가뭄이 심각해졌다.
 
임교순 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 사무관은 "이번 봄 기온은 전 지구적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해외에서 나타난 이상기후는 국내 상황과 곧바로 연결할 순 없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