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94.9%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명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백신 접종 또는 자연 감염으로 생긴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는 건데, 올 봄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 자연 감염으로 인한 항체양성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정부는 올해 안에 국민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항체양성률 조사를 진행해 방역 대응 수준이나 정책을 결정하고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자연 감염 항체, 4월엔 36.1%…"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 지속"
항체양성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S항원과 N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보유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바이러스 바깥에 있는 S항체는 자연 감염과 백신 접종 모두에 반응하고, 내부에 있는 N항체는 자연 감염에만 반응한다. 전체 기간 조사 대상자(1612명) 중 S항체 양성자는 94.9%(1530명), N항체 양성자는 15%(241명)로 나타났다.
자연 감염에만 반응하는 N항체를 가진 대상자는 다달이 크게 늘었다. 1월에는 0.6%였는데, 2월(2.5%), 3월(16.5%)을 거쳐 4월에는 36.1%로 뛰었다. 4월 한 달 동안 자연 감염에 따른 항체양성률은 같은 기간 10세 이상 전 국민 코로나19 누적 발생률(29.5%)보다 6.6%p 높은 수준이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에 대해 "지역 사회 내 확진자가 지속해서 증가하면서, 자연 감염에 의한 항체양성자 뿐 아니라 미진단 감염자도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S항체 양성자는 1월 93.2%, 2월 95.8%, 3월 95.8%, 4월 94.7%로 큰 변화는 없었다.
항체의 지속 기간에 대해 권 원장은 "교과서적으로는 자연 감염에 의한 항체는 6개월 이상 지속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S항체인지, N항체와 S항체를 다 가진지 여부에 따라서 백신 또는 자연 감염에 의한 면역도를 구별할 수 있다"며 "현재 세부 그룹별로 연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집단면역? "아직 말하기 어려워"…실내 마스크 해제는 신중해야
하지만 항체를 가졌다고 해서 코로나19에 면역력을 가졌다고 볼 수는 없다. 권 원장은 "변이 별로 백신 접종이든 자연 감염이든 만들어지는 항체의 방어력에 차이가 있다"면서 "확진자 누계의 절대 규모를 가지고 단순히 집단 면역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국 단위의 대규모 항체가 조사를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면 근사치에 가깝게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방어 면역 지표'는 중화항체 값을 측정해야 한다"며 "항체를 가졌다해서 코로나19 감염에 방어가 가능하다고 판단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95%에 달하는 항체 양성률에도 방역 당국은 실내 마스크 해제와 관련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항체를 가지고 있어도 돌파 감염이 되는 경우가 있고 완치 여부, 완치 시기 등에 따라 감염 가능성이 다르다"면서 "특히 신규 변이가 생기는 경우 돌파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실내 마스크는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