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줄고 수입 늘었다…1~10일 무역적자 폭 2008년 넘어서

중앙일보

입력 2022.06.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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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초순 수출액이 1년 전과 비교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수입액은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또다시 큰 폭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무역을 떠받치던 수출 증가세도 둔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아래)와 감만부두(위)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13일 관세청은 1~10일 수출액(151억 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수입액(211억 달러)은 17.5% 늘었다고 밝혔다. 이달 전체가 아닌 1~10일 수출만 집계한 것이지만, 올해 들어 1년 전과 비교해 수출액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액 증가세는 유지되는 가운데 수출액이 큰 폭으로 줄면서, 무역수지는 59억9500만 달러(7조7179억원) 적자를 봤다. 5월 1~10일 무역적자(37억3800만 달러)와 비교해 적자 폭은 60.8% 급증했다.
 
이달 초순 큰 폭의 무역적자 기록하면서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138억2200만 달러)는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 같은 누적 무역적자 폭은 관세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연간 기준 가장 큰 규모다. 지금까지 연간 최대 무역적자는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132억6741만 달러)이었다.
 
관세청은 1~10일 수출액이 전년보다 많이 감소한 것은 조업일수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10일은 지방선거(1일)와 현충일(6일)이 끼어 있어서 지난해 6월 1~10일(8.5일)과 비교해 조업일수(6.5일)가 2일 줄었다. 전체 수출액을 조업일수로 나눈 하루 평균 수출액(23억2000만 달러)으로 비교한다면 1년 전보다 수출액이 14.2% 늘었다. 

6월 1~10일 수출입 실적. 관세청

하지만 한국 무역 떠받치던 수출 증가세가 서서히 둔화하는 국면으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최근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을 펴면서 수출에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달 1~10일 중국 수출액은 1년 전과 비교해 16.2% 감소했다.
 
수입액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로 다시 올라서면서, 1~10일 원유 수입액(37억3000만 달러)은 1년 전과 비교해 88.1% 급증했다. 역시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석탄(11억7600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수입액이 223.9% 상승하며 같은 기간 가스 수입액(8억2300만 달러)을 넘어섰다. 역시 원윳값 상승에 석유제품 수입액(9억3900만 달러)도 1년 전보다 86.2% 증가했다. 1~10일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 수입액(57억1900만 달러)으로 지금 같은 추세가 유지된다면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3월 3대 에너지 수입액(161억5000만 달러)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