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아침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두고 대통령실 직원들은 “용산시대의 상징, 윤석열 정부의 상징”이란 반응을 내놓는다. 기자들 역시 주요 현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직접 입장을 들을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많다. 한 신문사 말진(막내) 기자는 “아침 발제(기사계획) 부담을 덜 수 있어 좋다”며 기뻐했다.
물론 대통령과 기자들이 ‘한 건물’에서 근무한다고 한들, 대통령의 결단이 없었다면 도어스테핑은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저는 대통령이 되고도 기자들과의 ‘백블(질의응답)’을 하겠다”(지난해 11월 11일 봉하마을 방문)고 약속한 적이 있다.
이에 국민소통관실 실무진은 용산청사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청와대이전TF’ 등과 상의하며 윤 대통령의 출근길 동선과 도어스테핑 장소, 기자실 배치 등을 설계했다. 최종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오케이, 한번 해보자”며 계획을 흔쾌히 승인했다고 한다.
도어스테핑이 시작된 이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의 두 번째 도어스테핑이 있던 지난달 12일,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장관을 임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뒤돌아서 “오늘은 일부만”이라고 밝힌 뒤 그대로 집무실로 올라갔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반응을 본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이젠 (도어스테핑을) 안 하실 것 같다”며 “출근길엔 그냥 지나가시게 해주면 안 될까”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이후 대통령실 내부에선 “매일 하다가 메시지 사고라도 나는 것 아니냐” “할 말이 없거나 침묵해야 할 땐 어떡하냐”라며 도어스테핑에 대한 반대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최영범 홍보수석이 나서 “대통령의 걸음걸이도, 표정도 모두 메시지”라며 반대 참모들을 모두 설득했다고 한다.
도어스테핑에 임하는 윤 대통령의 자세도 적극적이다. 취임 직후 두세개의 질문에 원론적 답변만 하고 자리를 뜨던 윤 대통령은 9일엔 7개, 10일엔 8개 등 주요 현안 관련 질문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매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각본 없는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건 대통령으로서도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국민과 소통하는 좋은 채널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