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지사에 더불어민주당 오영훈(53) 후보가 당선됐다. 2002년 우근민 지사(새천년민주당) 당선 이후 20년 만에 뽑힌 민주당 소속 제주 지사다. 제주 지사는 전임 원희룡 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8월 중앙정치 도전을 위해 사퇴한 뒤 10개월간 공석이었다.
"제주미래 제주도민이 결정해야"
20년만에 민주당 제주도지사 탄생
오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우위를 점했지만, 막바지에 위기가 있었다. 지난달 27일 불거진 ‘김포공항 이전’ 공약 때문이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같은 당 서울시장 송영길 후보와 정책협약을 통해 ‘김포공항 인천 이전’이라는 공약을 발표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중앙당 차원에서 ‘반대’ 공세를 이어갔다. 공항이 옮겨가면 전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고 제주관광이 큰 피해를 본다는 논리를 펴며 인천보다 오히려 제주에 화력을 집중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거 직전 제주를 두 차례 찾았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공항 이전 의견이 갈리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오 후보는 지난달 31일 “제주∼김포 노선을 없앤다는 것은 절대 말이 안 된다”며 “더불어민주당이라도 제주도민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제가) 제주도민의 목소리를 내고 싸울 수밖에 없다”며 반대입장을 확실히 했다.
오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상장기업 20개 유치 통한 일자리 창출’, ‘제주형 청년보장제 도입’, ‘15분 내 생활 가능한 스마트그린 도시 조성’,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등을 제시했다.
1968년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태어난 오 후보는 제주대 총학생회장, 제주4·3도민연대 사무국장과 제주도의회 운영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원내 대변인, 이낙연 당대표 비서실장, 이재명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