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하루 전까지도 비방전…서울교육감 보수 후보 '자중지란'

중앙일보

입력 2022.05.31 16:39

수정 2022.05.3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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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하루 전날까지도 서울시교육감에 출마한 후보들은 각자 이름을 알리려 진땀을 흘렸다. 단일화 실패를 놓고 보수 후보들간의 거친 책임 공방도 이어졌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지난 19일 출정식을 하고 있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노원역 앞에서 출정식을 하는 조희연,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하는 조전혁, 용산역 광장에서 출정식을 하는 박선영, 서울 중구에서 선거캠프 개소식을 하는 조영달 후보. [연합뉴스]

 

선거 하루 전에도 '네 탓 공방'

박선영 후보는 31일 본인의 SNS에 "선거운동 마지막 날이다. 조희연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데 정작 현실은 '조·조·조'와의 싸움이 돼버렸다"고 썼다. 보수 후보인 조영달·조전혁 후보와 단일화에 실패하며 갈등을 빚어온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감 범보수 단일화 추진위원회'가 자신을 단일후보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전혁 후보는 이를 일축했다. 조 후보 캠프는 "이들이 진행한 중도보수 단일후보 추대는 어떠한 원칙도, 정확한 방식도 없이 주먹구구식의 졸속이었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전날 본인 SNS에도 "(단일화를 주도한) 그 단체가 어떤 대표성을 가졌는지도 모른다"며 "세상에 혼자 나와 혼자 꽁닥꽁닥 단일화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박 후보를 비판했다.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자 페이스북 페이지. [페이스북 캡처]

 
보수 후보들은 막판까지 단일화를 논의했지만 제대로 된 협상에 이르지 못했다. 29일 예정됐던 박선영-조전혁 일대일 논의에서도 조 후보 측이 불참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30일에는 한 단체 주도로 보수 후보 3인 단일화 긴급 제안이 나왔지만 조영달 후보만 참석했다.
 
단일화 방식을 두고 벌어진 보수 후보들의 신경전은 감정 싸움으로 치닫기도 했다. 앞서 조전혁 후보가 조영달 후보와의 통화에서 박선영 후보를 가리켜 "미친X"이라고 지칭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박 후보는 조전혁 후보 사퇴를 주장했고, 조전혁 후보는 통화를 녹취한 조영달 후보를 겨냥해 "대화를 몰래 녹취하는 자는 인간말종"이라고 비난했다.
 

'현직 프리미엄' 조희연 단일화 성공

조희연(오른쪽), 강신만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에 합의하고 있다. 진보 후보인 조 후보와 강 후보는 학교 자치와 교장 공모제 확대 등 10대 공동 공약을 합의하며 조 후보로 단일화했다. [뉴스1]

보수 후보들의 자중지란 속에 진보 진영은 뭉치는 분위기다. 강신만 전 후보는 26일 사퇴하며 조희연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또 다른 진보 후보인 최보선 후보는 조 후보와 '정책 연대'를 맺었다. 조 후보는 현직 교육감 프리미엄까지 누리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후보들은 31일 서울 곳곳에서 늦은 시각까지 마지막 선거 운동에 집중한다. 박선영 후보는 '서울형 돌봄공사 설립'을 1호 공약으로 내놨다. 학교 돌봄과 방과후학교를 통합 관리해 질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사의 행정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윤호상 후보는 혁신학교 추가 지정을 중단하고 교직원과 학부모 인권까지 포함하도록 학생인권조례를 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는 조영달 후보는 혁신학교를 폐지하고 자사고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초등학교 시험을 부활시키고 서술형 평가 비중도 늘리겠다고 했다. 조전혁 후보의 주요 공약은 '이념 편향 교육 금지'다. 민주 시민 교육, 노동 인권 교육을 폐지하고 헌법·경제·금융 등을 더 가르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희연 후보는 자사고 폐지, 생태 감수성 교육, 특수학교 확대 등 기존 진보 교육의 방향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인공지능 교육을 강화하고 유·초등 돌봄을 오후 8시까지 늘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최보선 후보는 글로벌 창업 고등학교 설립, 취약계층 교육 지원 강화, 교내 위험 시설물 교체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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