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우크라이나는 1992년 2월 10일 국교를 맺어 올해가 수교 30주년입니다. 이를 기념해 한국은행은 서울 중구 화폐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화폐로 만나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루시부터 유로마이단까지'전을 선보여요. 크게 3개 파트로 우크라이나의 현용화폐 및 기념주화 170여 종을 전시해 관련 역사·문화·예술 등을 소개하죠.
‘황금의 땅 우크라이나’로 들어선 민유빈·이예슬 학생기자는 먼저 지도를 살펴봤죠. “예전엔 우크라이나 수도를 키예프라고 썼어요. 러시아식 표현이지만 오래 써서 많은 사람이 알고 있기에 전시에도 그렇게 표기했죠. 그런데 전쟁으로 표기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이제는 우크라이나식으로 키이우라고 하게 됐습니다.” 전쟁 전 시작된 전시라 설명 등에 예전 표기법으로 쓰였지만, 입구 옆에 우크라이나식 표현이 함께 안내돼 있었죠.
전시 부제인 ‘키이우 루시부터 유로마이단까지’는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 또한 화폐를 통해 살펴봤죠. 키이우 루시(Kyiv Rus·키예프 루스)는 9세기 키이우를 중심으로 형성된 동슬라브 민족의 최초 봉건국가로 흔히 키예프 공국이라고도 해요. 영토는 북부 발트해에서 남부 흑해까지, 동부 볼가강에서 서부 티사강에 이르렀죠. 9세기 후반~12세기 초반의 200여 년간 발전했으며 특히 볼로디미르 대공(Volodymyr the Great) 치세(980~1015)에 그리스도교(동방정교) 수용 및 비잔틴 문화 도입 등 문화적으로도 융성했죠. 이후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야로슬라브 현제(Yaroslav the Wise) 치세(1036~1054)에 법전을 편찬하고 성 소피아 성당을 짓는 등 황금기를 맞이한 뒤 점차 쇠퇴해 12세기 중반에는 여러 공국들로 분열됐고, 1240년 킵차크 칸국(몽골 제국이 분열되며 생긴 4대 칸국 중 하나)에 의해 멸망합니다.
키이우 루시 멸망 후 2세기에 걸친 몽골의 지배를 거치며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대부분은 폴란드·리투아니아·터키·몰도바에 의해 분할돼요. 16세기 초에는 폴란드·리투아니아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코자크(Cossacks) 집단이 나타나죠. 오늘날 우크라이나 민족 정체성의 중심에 있는 코자크는 1648~1654년 독립투쟁을 벌이는데, 이때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한 보흐단 흐멜니츠키(Bohdan Khmelnitsky)가 가장 추앙받는 헤트만(코자크 지도자)로 코자크국가 시대를 엽니다. 김 학예연구사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인물 중 하나”라며 5흐리브냐 지폐를 가리켰어요. 코자크국가를 상징하는 5흐리브냐 동전도 볼 수 있었죠.
1654년 흐멜니츠키는 러시아와 페레야슬라브 조약을 체결, 러시아의 힘을 빌려 폴란드 세력을 몰아냈는데요. 차츰 러시아에 병합되기 시작해 17세기 말이 되면 거의 모든 지역이 러시아에 속하게 됩니다. 이후 소련이 붕괴될 때까지 우크라이나의 독립은 요원해지죠. “페레야슬라브 조약은 러시아 황제인 차르의 권위를 인정하는 대신 코자크의 자치를 보장하는 내용인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조약의 해석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현재 정세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요.”
“화폐로 우크라이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게 흥미롭죠”라고 한 김 학예연구사는 “우크라이나 화폐 명칭인 흐리브냐는 원래 장식품이었는데 키이우 루시 시절 화폐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어요. “동슬라브 민족은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를 이루고 있는데요.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키이우 루시의 정통성을 두고 논쟁 중이에요. 우크라이나가 화폐 이름을 흐리브냐로 지은 거나 키이우 루시 문장을 화폐에 넣은 것도 그 일환이죠.”
예슬 학생기자가 우크라이나와 우리나라 화폐의 차이점이 뭔지 궁금해하자, 유빈 학생기자도 위조방지 기술은 어떤지 질문했죠. 김 학예연구사는 “기본적인 재질 같은 건 비슷한데, 가장 큰 차이는 단위”라고 말했죠. “1과 5를 기본 단위로 쓰는 우리나라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2흐리브냐, 200흐리브냐 등 2 단위가 있어요. 또 우리나라 지폐의 위조방지 기술은 세계적 수준으로 유명한데요. 우크라이나 역시 은선이나 자외선에 나타나는 그림 등 우리와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죠. 또 앞뒤로 글자를 나눠 새겨 비출 때 하나로 나타나게 한다거나, 화폐 고유숫자를 밑으로 갈수록 커지게 넣거나 하는 등 10개가 넘는 위·변조 장치가 활용됐어요.”
일상에서 흔히 쓰는 화폐를 통해 생소한 우크라이나와 가까워진 소중 학생기자단. 김 학예연구사는 “오늘 살펴본 우크라이나 화폐를 여러분이 직접 우크라이나에 가서 사용해 보길 바란다”고 했는데요. 소중 학생기자단 역시 그 날이 빨리 오도록 우크라이나에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했습니다.
화폐로 만나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루시부터 유로마이단까지
기간: 11월 13일까지
관람: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장소: 서울 중구 남대문로 39 화폐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기간: 11월 13일까지
관람: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장소: 서울 중구 남대문로 39 화폐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화폐박물관에 도착해 넓은 전시실을 보면서 처음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설렜어요. 학예사님이 우크라이나 화폐에 대한 설명을 재밌게 해주셔서 머릿속에 쏙쏙 남았죠. 기념주화가 생각보다 많이 만들어져서 놀랐고 다양한 기념주화 디자인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전쟁 뉴스로 우크라이나라는 나라를 처음 알고 지도를 보며 우크라이나가 어디 위치했는지 아는 정도의 관심만 있었는데요. 취재 전에 왜 러시아와 전쟁을 하게 됐는지 간략하게나마 공부하고, 화폐 취재로 우크라이나 문화·예술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우크라이나를 조금 더 관심 있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민유빈(서울 율현초 5) 학생기자
‘화폐로 만나는 우크라이나’ 전시를 통해 다른 나라의 화폐를 보면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를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생소하던 우크라이나 화폐를 보며 다른 나라들도 그 나라의 유명한 인물들을 새겨 넣는다는 것을 알게 됐죠. 또 우크라이나는 많은 것을 기리기 위해 기념주화를 만들고 있었어요. 특이한 주화들도 많고 신기한 주화들도 있는데 저는 멸종 위기 동물을 새긴 것과 코로나19 때문에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새긴 주화가 가장 인상 깊었죠. 소중 친구 여러분도 ‘화폐로 만나는 우크라이나’ 전시를 한번 만나보길 바랍니다.
-이예슬(서울 매헌초 5) 학생기자
-민유빈(서울 율현초 5) 학생기자
‘화폐로 만나는 우크라이나’ 전시를 통해 다른 나라의 화폐를 보면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를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생소하던 우크라이나 화폐를 보며 다른 나라들도 그 나라의 유명한 인물들을 새겨 넣는다는 것을 알게 됐죠. 또 우크라이나는 많은 것을 기리기 위해 기념주화를 만들고 있었어요. 특이한 주화들도 많고 신기한 주화들도 있는데 저는 멸종 위기 동물을 새긴 것과 코로나19 때문에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새긴 주화가 가장 인상 깊었죠. 소중 친구 여러분도 ‘화폐로 만나는 우크라이나’ 전시를 한번 만나보길 바랍니다.
-이예슬(서울 매헌초 5)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