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절반' 현수막 철거 논란…철모 쓴 후보는 거수경례[6·1 현장 이곳]

중앙일보

입력 2022.05.24 11:45

수정 2022.05.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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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원 후보로 나선 국민의 힘 김양곤 후보가 축구장 절반 길이의 현수막을 걸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무소에 거는 현수막 크기에는 제한이 없다.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의원 후보, 축구장 절반 길이 현수막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축구장 절반 길이의 현수막을 걸거나, 철모를 쓰고 다니며 유권자를 만나는 등 표심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종시의원 제17선거구(나성동)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양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9일 나성동 나릿재마을 3단지 상가동 벽에 축구장 절반 길이인 대형 현수막을 설치했다. 가로 54.5m, 세로 2.75m인 현수막에는 '쾌적하게 안전하게 청렴하게'란 선거 구호와 후보 사진·이름·경력 등이 적혀 있다.
 
이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바로 옆 벽에 '정치이념으로 입주자를 갈라놓는 현수막을 즉시 철거하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반대 성명을 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입주자대표회와 협의 없이 설치한 현수막인 만큼 철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세종시 나릿재마을 3단지 입주자대표회의가 설치한 현수막. 연합뉴스

공직선거법상 사무소 현수막 크기 제한 없어  

그러자 이번엔 김 후보가 입주자대표회의를 선거방해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며 맞섰다. 그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정치이념 운운하며 주민을 선동하고 있어 유감"이라며 "선거방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상가 연합회와 사전 협의한 다음 현수막을 걸었고, 비용까지 지불했다”며 “내가 건 현수막은 공직선거법에 전혀 저촉되지 않는다”고 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무소에 거는 현수막 크기에는 제한이 없다. 다만 선거사무소가 없는 곳에 설치하면 안된다. 반면 길거리 현수막(공직선거법 67조)은 면적을 10㎡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 읍·면·동 별로 2개 이하만 설치가 가능하다.  
 

서철모 국민의힘 대전 서구청장 후보와 운동원들이 철모를 쓰고 유세하고 있다. [사진 서철모 후보]

서철모 후보, 철모쓰고 유세 

대전 서구에서는 철모를 쓴 선거운동원들이 등장했다. 서구청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서철모 후보와 유세단은 이름에 등장하는 ‘철모’를 쓰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서 후보 본인은 철모를 색깔 별로 3개를 준비해 돌아가며 착용한다. 군인을 상징하는 철모를 썼다는 점에서 착안해 거리인사나 기자회견 때 인사도 거수경례를 한다.
 
서 후보 유세단 10여명도 철모를 쓰고 길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서 후보는 “이름에 착안해 얼굴을 알리기 위해 철모를 썼다”라며 “서구를 안전하게 지키고, 강한 의지로 구정을 잘 이끌겠다는 다짐도 표현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윤국 선거사무소 메타버스. [박윤국 선거 사무소]

가상공간에 선거사무소를 연 후보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윤국 포천시장 후보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박윤국 선거사무소 월드’를 개설했다. 제페토(ZEPETO)는 3D 아바타 제작 어플리케이션으로, 가상의 캐릭터 아바타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박 후보는 이 공간에 선거 포스터, 공약, 후보 동영상 등을 담았다. 경남 산청군의원 선거에 나선 국민의 힘 권순경 후보도 메타버스 영상을 제작했다. 권 후보 측은 “농촌의 특성상 4차 산업을 접할 기회가 없는 것에 착안해 이런 영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무소속 김종환 세종시의원 후보가 자전거를 타고 유세하고 있다. [김종환 후보 페이스북]

전기오토바이나 자전거 이용하기도  

다양한 교통수단을 선거전에 동원하는 후보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금정구의회 구의원에 출마한 박종성 후보는 ‘전기토오바이’를 유세차로 활용하고 있다. 박 후보는 “환경을 생각하는 후보 이미지를 부각하고 골목 구석구석을 효과적으로 누비기 위한 방법”이라고 했다. 
 
세종시의원 김종환 무소속 후보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있다. 김 후보는 “자전거는 걷는 거보다 기동력이 좋고, 자동차보다는 접근성이 좋아 효과적인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인형 등 도구를 이용하는 후보도 있다. 민주당 김현규 포천시의원 후보 측은 상어모양 풍선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한다. 같은 당 손세화 후보는 곰돌이인형 모양 손 피켓을 들고 유권자를 만나러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