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보다 아파트' 이유 있었다…수익률 비슷, 이 비율 달랐다

중앙일보

입력 2022.05.23 15:04

수정 2022.05.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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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투자가 합리적 선택임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왔다. 연평균 수익률은 주식과 비슷했지만, 가격 변동성은 훨씬 낮은 투자자산이라는 것이다. 주식과 예금 등 국내 다른 자산과 비교했을 때 주택이 상대적으로 위험(변동성)은 낮고 가격 상승률은 높았다. 

서울 지역 아파트는 지난 16년 간 연평균 수익률은 주식과 비슷했던 반면, 변동성은 크게 낮은 투자자산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

한국 아파트, 장기 투자자산으로는 최고?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자산으로 우리나라 주택시장 특징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지난 16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주식과 비슷하고, 가격 변동성은 훨씬 낮았다. 
 
2006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6년간 전국 주택의 연평균 수익률은 3.4%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의 연평균 수익률은 4%로 더 높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연간 수익률(4.6%)보다는 다소 낮지만 변동성(9.6)은 코스피(420)보다 훨씬 낮았다.  
 

매매는 쉽고 비용은 낮고…재고는 부족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의 자산가치가 높았다. 아파트는 구조와 면적 등의 동질성이 높아 매매의 용이성이 높다. 전국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62.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중 1위였다. 
 
보고서는 “아파트는 표준화 정도가 높아 가격 외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적은 만큼 건축물에 대한 전문지식 없이 의사결정을 쉽게 할 수 있다”며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유지보수 필요성이 줄어 관련 비용이 더욱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높은 도시화로 인한 안정적 수요와 재개발·재건축 등에 따른 차익기대, 불충분한 재고 수준 등도 아파트의 자산가치를 끌어올렸다.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를 나타내는 ‘주택 재고’는 34개국 중 27위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주택 재고는 31.5%로 지방(40.7%)보다 적었다.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는 높은 사교육 의존도와 재건축 시세 차익 등이 선호를 높이는 요인이 됐다.  
 

집값 잡으려면 공급…아파트 외에 다양한 주택 공급해야 

보고서는 주택 가격 안정화를 위한 해법으로 공급확대를 제시했다. 주택 공급 확대는 지역과 주택 유형에 상관없이 자산 가치를 낮췄다. 보고서를 작성한 성병묵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은 "자산 가치가 높은 (서울 등의) 지역의 주택 가격을 떨어뜨리려면 해당 지역에 공급을 늘리는 것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고서는 현재의 아파트 위주의 공급은 주택시장의 동질성을 강화해 자산으로서의 성격을 강화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유형의 주택을 공급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등 수요 관련 대책은 주택 형태와 지역별로 미치는 영향이 달라 주택가격 안정에는 한계가 있었다. 금리 상승은 서울 지역 주택의 자산가치를 떨어뜨렸지만, 지방의 주택 가격에는 영향이 적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향 조정은 서울 지역 아파트는 자산 가치는 높였지만, 지방 아파트의 자산가치는 떨어뜨렸다. LTV가 완화될 경우 서울 아파트 구입 여건이 개선되며 서울의 주택 수요는 증가하지만 대체관계에 있는 지방 아파트의 수요는 감소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