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여기에 신용대출 이자(원리금)까지 합해 매달 170만원을 갚고 있다”며 “올해 월급은 쥐꼬리만큼 올랐는데 이자는 6개월 만에 연간 264만원 더 늘어나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금리는 더 뛸 텐데 지금이라도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덧붙였다.
주담대 최고금리 6% 육박
변동금리는 5% 선에 근접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상단 금리는 0.8%포인트, 하단은 1%포인트 올라 연 3.71~4.97%로 나타났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최고 0.85%포인트(상단금리 기준) 높다.
고정금리가 변동보다 0.85%p 높아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5년 만기 은행채(AAA등급)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연 3.356%로 지난해 8월(연 1.891%)보다 1.8배 뛰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하면서 시장금리가 일제히 올랐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의 상승 속도도 빨라졌다는 점이다.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019년 5월(1.85%) 이후 최고 수준인 1.84%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뒤 지난 2월 이후 석 달 연속 오름세다. 한은이 빅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당기면 자칫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역전할 수 있다.
기존 대출자, 대출한도·수수료 따져야
최근 대환대출의 가장 큰 변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다. DSR은 개인이 가진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합계가 연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은행권에선 40%를 넘으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오는 7월부터 DSR 규제 대상자가 전체 대출액 2억원 넘는 차주에서 1억원 초과로 확대된다. 변동형 주담대를 고정형 상품으로 갈아탈 때도 DSR 대상에 포함되면 대출 한도가 기존보다 쪼그라들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연 소득 5000만원인 직장인 A씨가 주택을 살 때 변동금리형 주담대로 3억원(금리 연 4%)과 마이너스 통장(한도대출, 금리 연 5%)으로 5000만원을 빌렸다고 가정하자. A씨가 올해 안에 시중은행에서 고정금리형 주담대로 갈아타려면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1억3090만원)는 기존(3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갈아탈 땐 중도상환수수료도 계산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주담대는 3년 약정기간이 지나기 전에 다른 대출로 옮기면 1~1.5%가량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은행권에선 금리만 따지더라도 대출 갈아타기 적기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점수가 좋더라도 (변동금리 주담대 대출자가) 대환대출하면 고정금리는 4% 초반대가 나올 수 있다”며 “현재 2% 후반에서 3% 초반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이들은 당장 1%포인트 이자를 더 내기보다 연말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주명희 하나은행 도곡 PB센터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내년 이후 전반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며 “당장 금리가 높은 고정금리로 갈아타기보다 연말까지 금리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
신규는 ‘고정금리’로 이자 스트레스 탈출
김인응 우리은행 본부장은 “최근 한은이 빅스텝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주담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넘어설 우려가 있다”며 “갈아타는 비용 부담이나 금리 상승에 따른 심리적 부담을 고려하면 신규 대출자에겐 고정금리가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아 신한은행 PWM 강남센터 PB팀장은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3~4차례 올리면 연 2.25~2.5%까지 오를 수 있다”며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엔 일반적으로 금리를 고정으로 묶어두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