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언어가 중요하지 않아요”

중앙일보

입력 2022.05.2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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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 인기 경연 프로그램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 우승을 차지한 가수 알렉사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파란 머리 한국계 미국인의 K팝 무대가 미국 대중을 사로잡았다. 지난 10일 미국 NBC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ASC) 우승자 알렉사(AleXa·26, 본명 알렉산드라 크리스틴 슈나이더만)는 1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난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ASC는 유럽의 각 지역 대표가 모여 음악으로 경쟁하는 ‘유로비전’ 제작진이 미국으로 건너가 만든 지역별 음악 대결 프로그램으로, 지난 3월 첫 전파를 탔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태어나고 자란 알렉사는 오클라호마 대표로 선발돼, 각지의 컨트리 가수와 팝 가수, 코네티컷 대표로 참가한 그래미상 수상자 마이클 볼튼(69)과도 경쟁했다. 알렉사는 우승 비결에 대해 “퍼포먼스, 무대 세트, 의상, ‘헤메’까지 무대에 다양한 요소가 다 들어가, 나만 보여줄 수 있었던 K팝의 매력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헤메’는 헤어+메이크업의 줄임말로, 한국식 표현이다.
 
알렉사는 우승 특전으로 지난 15일 빌보드 뮤직어워드에 초청받아, BTS에 이어 두 번째 참석한 K팝 아티스트가 됐다. 시상식이 끝난 뒤 도자캣을 만난 그는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 1번이 도자캣인데, 얼굴 보고 직접 얘기하는 순간이 너무 멋졌다”며 “내 귀에 피어싱이 많은 걸 보고 ‘멋있다, 따라 하고 싶다’고 했는데, 나중에 도자캣이 실제로 피어싱을 많이 하면 내 영향”이라고 농담했다.
 
알렉사의 어머니는 어려서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계 미국인, 아버지는 러시아계 미국인이다. 두 살이 되기 전부터 발레를 배우기 시작해 14세까지 발레를 했고, 대학에서는 뮤지컬을 전공했다. 중학생이던 2008년 친구의 소개로 슈퍼주니어를 통해 K팝을 처음 접했고, 이후 K팝 커버 댄스를 하다 2016년 현지 오디션 프로그램 ‘라이징 레전드’에서 우승하며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이때 영상 제작을 담당하던 회사인 지비레이블과 계약해 Mnet ‘프로듀스48’에 나갔지만 ‘광탈’(빛의 속도로 탈락)했다. 그러나 2019년 해외 시장을 겨냥한 싱글 ‘Bomb’을 발표했고, 지금까지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3월 21일 발표한 ‘원더랜드’는 미국 K팝 시장 상위권에 진입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롤 모델로 현아와 태민을 꼽은 알렉사는 “한국에선 K팝이 가요인데 해외에서 K팝으로 부르고, 저스틴 비버는 (미국 가요인) 팝으로 한국에서도 인기 있다”며 “음악은 언어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