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춘희 "세종보 盧때 설계…MB때 계획 많이 변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2.05.12 10:45

수정 2022.05.17 17:35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세종보는 노무현 정부 때 설계" 
“금강 세종보(洑)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2006년 행복도시 기본계획에 반영한 것이다.”  
 

세종보 개방으로 물이 없는 금강이 황량한 모습이다. 김방현 기자

이춘희(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이 지난 11일 오후 7시 한 방송사 주최 세종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시장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세종보가 2006년 행복도시 기본계획에 설계된 것인지, 아니면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계획으로 설계된 것인지 한번 확인해달라”고 묻자 “제가 행복도시건설청장 시절에 세종보를 설치하자고 계획에 반영했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6.1 지방선거에서 세종시장 3선에 도전하며, 현재 직무 정지 상태다. 이 후보가 4대강 사업과 세종보가 별로 관계 없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세종보를 이명박의 4대강 사업 일부로 간주하고 해체를 추진해왔다.  
 
이 시장은 “세종보를 제가 계획했던 것하고, 어도를 마련해서 고기가 상·하류로 오갈 수 있는 그런 형태의 친환경적인 보를 계획했는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그런 계획 자체가 많이 변경됐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센터, 하루 물 3000t 필요"

금강 세종보와 주변이 잡초밭으로 변해 가고 있다. 중앙포토

또 이날 토론회에서는 세종보 개방에 따른 세종시 물 부족 문제를 놓고 후보 간 공방이 벌어졌다. 최 후보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 물관리위원회에서 세종보를 포함한 4대강 보 해체를 결정했다”라며 “해체 결정을 하면서 그 시기와 방법은 자치단체장한테 맡긴다고 했는데, 어떻게 해결할 건지 발표하신 적이 있냐”고 따졌다.  
 
이에 이 시장은 “세종보를 어느 시기에 해체할 것인지와 관련해서는 금강 세종 구간 전체를 놓고 하천 자연성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친수·치수·이수·환경 등 네 가지 관점에서 결정하자고 환경부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11일 오후 방송사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후보는 “지금 세종호수공원에 물 공급이 잘 안 된다고 한다. 세종보로 물을 담아 공급하면 될 일을 굳이 (세종시는) 금강에 100억원을 들여 지하수(복류수)를 파서 공급하겠다고 한다”며 “이렇게 되면 예산 낭비는 물론 환경 문제 등 각종 부작용이 빚어질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이 시장은 “금강 물을 좀 더 용이하게 공급하자는 것이지 지하수를 뽑아 공급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춘희 "갈수기에는 세종보 막겠다" 
이와함께 최 후보는 “2023년까지 세종시에 입주하는 네이버 데이터센터는 하루 3000t의 용수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세종시 소정 산업단지 전체가 하루에 쓰는 2800t보다 많다”라며 “세종보를 해체하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시장은 “우리나라는 갈수기와 홍수기가 확연히 구분되는데, 갈수기에는 보를 막고, 홍수기에는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세종시 "100억 들여 금강 지하수 확보 시설 설치" 

지난 3월 24일 개방한 금강보행교. 사진 행복도시건설청

문재인 정부는 2017년 6월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 6개 보 수위를 낮췄다. 이어 11월에는 이들 6개 보와 금강 세종·백제보, 영산강 승촌보까지 9개 보를 완전히 개방했다. 지난해 1월에는 세종보와 죽산보는 완전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세종시와 환경부는 세종보가 기능을 못 하자 약 100억원을 들여 금강에 다른 취수시설을 만들고 있다. 물이 흐르는 금강 지하 17m 정도 깊이에 배수관을 묻어 물을 끌어오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