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EPL서 다시 만난 잘츠부르크 동기 '황홀미' 3인방...황희찬-홀란드-미나미노

중앙일보

입력 2022.05.11 15:05

수정 2022.05.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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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 시절 다쿠미 미나미노, 엘링 홀란드, 황희찬(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 잘츠부르크 인스타그램]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황금기를 이끈 동기 3인방이 3년 만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다시 모인다. 황희찬(26·울버햄튼), 엘링 홀란드(22·도르트문트), 다쿠미 미나미노(27·리버풀)의 얘기다. 
 
맨시티는 10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스트라이커 홀란드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6000만 유로(약 806억원)다. 홀란드는 현 소속팀 도르트문트에서 올 시즌을 마친 뒤, 오는 7월 1일부터 맨시티에 합류한다. 홀란드는 도르트문트에서 두 시즌 동안 공식전 88경기에서 85골을 몰아치며 '괴물 스트라이커'로 불렸다. 지난 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역대 최연소로 통산 20호 골 고지를 밟기도 했다. 기존 황희찬, 미나미노에 이어 홀란드까지 EPL에 입성하면서 잘츠부르크 출신 3인방은 다음 시즌 다시 한 무대에서 뛰게 됐다.  
 

울버햄튼 데뷔 시즌 핵심 공격수로 자리잡은 황희찬(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황희찬-홀란드-미나미노는 2년 전 나란히 잘츠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셋이 호흡을 맞춘 건 2018~19시즌 후반기부터다. 2015년부터 잘츠부르크에서 뛰던 황희찬과 미나미노가 2019년 1월 입단한 홀란드와 만났다. 서로의 플레이 스타일에 익숙해진 셋은 다음 시즌인 2019~20시즌 정규리그와 오스트리아축구협회(FA)컵 우승을 이끌었다. 공격 삼각편대를 이룬 이들은 상대 수비를 초토화했다. 미나미노와 황희찬이 상대 수비를 헤집고 결정적인 패스를 내주면 홀란드가 날카로운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황희찬은 16골 22도움(40경기), 홀란드는 28골 7도움(22경기), 미나미노는 9골 11도움(22경기)을 기록했다. 한국 팬은 세 선수 이름의 앞글자를 따서 '황홀미' 공격라인이라고 불렀다.  


홀란드는 유럽 최고의 '괴물 공격수'로 성장했다. [AP=연합뉴스]

황희찬-홀란드-미나미노의 진가가 드러난 건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였다. 리버풀(잉글랜드), 나폴리(이탈리아), 헹크(벨기에)와 한 조에 편성된 잘츠부르크는 최하위 후보였다. 그러나 예상 밖 막강 공격력을 선보이며 2승 1무 3패로 3위를 차지했다. 홀란드는 조별리그 6경기에서 8골을 몰아쳤다. 황희찬은 3골 5도움, 미나미노는 2골 3도움을 올렸다. 우승 후보였던 리버풀과 조별리그 2차전이 백미였다. 황희찬, 미나미노, 홀란드가 1골씩 터뜨렸다. 비록 잘츠부르크는 접전 끝에 3-4로 졌지만, '황홀미'는 이 경기를 통해 전 유럽에 이름을 알렸다.  
 

황홀미 콤비 중 가장 먼저 빅리그에 진출한 미나미노. 리버풀 로테이션 멤버다. [AFP=연합뉴스]

아쉽게도 셋의 호흡은 오래 볼 수 없었다. 2019~20시즌 전반기가 끝나자, 미나미노와 홀란드가 각각 리버풀과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황희찬은 시즌을 마치고 라이프치히(독일)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올 시즌 울버햄튼에 입단했다.  
 
2022~23시즌 잘츠부르크 동기는 적이 돼 만난다. 다만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맞붙기 위해선 팀 내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다음 시즌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큰 건 홀란드와 황희찬이다. 홀란드는 주전 공격수로 뛸 것이 확실시된다. 황희찬도 올 시즌 꾸준히 선발 출전 중이라서 이변이 없는 한 다음 시즌 입지도 탄탄할 전망이다. 다만 미나미노는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 등 특급 공격수들에 밀려 후보 선수다. 주로 로테이션 선수로 활약 중이다. 한국 팬은 "빅리그에서 다시 만난 옛 동지들의 맞대결이 기대된다"며 다음 시즌을 손꼽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