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1조2000억원 늘어난 106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가계대출 감소세가 5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증가 폭은 4월 기준 속보치 작성(2004년 1월) 이후 가장 작았다.
가계대출이 증가로 돌아선 건 신용대출로 주로 구성된 기타대출의 감소 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4월 말 은행권의 기타대출은 잔액(272조1000억원)은 한 달 전보다 9000억원이 줄었다.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감소 폭은 2월(-2조원)과 3월(-3조1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3월 이후 시중은행이 영업을 강화하면서 조금씩 (가계대출 흐름이) 변화하는 모습”이라며 “규제 강화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기타대출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됐지만, 은행들이 대출영업 강화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담대 잔액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4월 말 은행권의 주담대 잔액(786조8000억원)은 한 달 전보다 2조1000억원 늘어났다. 증가 폭은 한 달 전(2조1000억원)과 동일했다. 집단 대출과 전세대출 등의 부동산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진 영향이다. 4월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증가 폭은 1조1000억원으로, 2월(1조4000억원)과 3월(1조2000억원)보다 소폭 둔화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4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4월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1000억원 늘어나 5개월만에 반등했다. 상호금융권(-1조원)의 가계대출이 크게 줄어든 반면, 저축은행(3000억원), 보험(2000억원), 여신전문회사(6000억원)의 대출이 늘었다.
4월 말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한 달 전보다 12조1000억원이 증가한 1106조원을 기록했다. 증가 폭은 4월 기준 관련 속보치 작성(2009년 6월) 이후 두 번째로 가장 컸다. 대기업의 대출(4조4000억원)과 중소기업의 대출(7조8000억원)이 일제히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분기 말에 재무관리를 위해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상환한 대출을 재취급했고, 코로나19 금융지원이 계속되면서 시설자금과 부가가치세 납부를 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