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첫 금융위원장 김주현, 국세청장에 김창기 내정

중앙일보

입력 2022.05.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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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 내정자(左), 김창기 국세청장 내정자(右)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김주현(64) 여신금융협회장이, 국세청장으로는 김창기(55)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내정됐다.
 
10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김 회장을 금융위원장으로 지명한다. 이에 따라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최상목 경제수석, 김주현 금융위원장으로 새 정부 경제팀의 진용도 완성됐다.
 
김 회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행시 동기다.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위 사무처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2019년부터 여신금융협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배경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우선 꼽힌다. 현재 한국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속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등을 지냈다. 2012년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도 성과를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 사무처장 때 저축은행 사태를 원활하게 해결하는 등 부채 문제와 리스크 관리 등에 해박한 전문가”라며 “금융 당국을 두루 거치면서 금융 전반에 지식도 넓어 이명박 정부 당시 인수위원회에 파견을 갔을 정도로 업무 능력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회장과 고교 동창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세청장에 내정된 김창기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은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대구 청구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3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들였다. 안동세무서장과 국세청 세정홍보과장·개인납세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비서관실에 파견돼 근무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당시 역점 사업이던 지하경제양성화 테스크포스팀(TF) 팀장을 맡았다.
 
김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지난해 1월 중부국세청장에 임명되며 1급으로 승진했지만, 6개월 만에 부산국세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지난해 12월 퇴임했다. 퇴임 후 별다른 활동이 없다가 이번에 국세청장으로 내정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이 확정된다면, 퇴임 인사가 국세청장으로 다시 복귀하는 사례로는 처음이다.
 
정통 TK(대구·경북) 인사로 분류되는 김 전 청장은 역시 같은 TK 출신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선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부 인사가 국세청장에 임명된 만큼 국세청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세청 관계자는 “선이 굵은 업무 스타일을 가진 김 전 청장은 직원들과도 관계가 좋은 편”이라면서 “불과 5개월 전까지 현역에 있던 사람이 청장으로 오는 만큼 업무 파악 등이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김 전 청장이 취임하면 그간 김 전 청장과 함께 유력한 국세청장 후보로 거론됐던 임광현 국세청 차장, 임성빈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재철 중부지방국세청장 등은 옷을 벗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김 전 청장과 행시 동기(37회)인 강민수 대전지방국세청장과 정철우 교육원장 등은 1급 승진 가능성이 남은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