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6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제일 먼저 줄을 섰다는 김모(42)씨는 “새벽 4시 반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8시부터 입장이지만, 자유석이라는 얘기를 듣고 간식까지 챙겨 왔다”는 그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약 5시간 앞둔 국회 앞, 김씨 뒤에는 10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1000명 대기에도 표정 밝은 취임식 풍경
기자가 만난 참석자들의 다수는 ‘약 10년 만에 열리는 취임식’과 ‘정권 교체의 순간’에 함께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들은 대통령실로부터 자유석에 초청을 받았거나 취임식 참여 추첨에 당첨된 이들이다. 강원도 원주에서 온 권성진(26)씨는 “10년 만에 열리는 취임식인 만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어 연차까지 내고 오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올라온 김모(24)씨도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인 만큼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변화가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오전 7시 40분이 되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300~400명 참석자의 입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입장 속도가 참석자들의 인원을 감당하지 못해 대기하는 사람이 사전 행사 시작 직전인 9시 30분까지 1000여명으로 늘어났다. 대기하는 참석자들 사이에선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취임식 보니 힘들었던 코로나 끝난 것 체감”
참석자들은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윤성희(41)씨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인 만큼 법치를 잘 이해하고, 법과 질서에 기반을 둔 국정 운영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반면 문모(43)씨는 “취임식에 초청받지 못했지만, 직접 뽑은 대통령인 만큼 응원하고 싶어 올라왔다”면서도 “지금 일부 인선의 경우 사실 말이 많은 거로 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고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