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노동절 연휴는 4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이다.
이에 여행의 아쉬움을 방구석 '클라우드 여행(雲旅遊)'으로 대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클라우드 여행’은 한국인에게 더 친숙한 단어인 ‘랜선 여행’으로 바꿔서 이해해도 무방하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여행 크리에이터들의 여행 영상이나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거나, 지도 앱을 켜 고화질로 여행지의 로드뷰를 보며 대리 만족하는 것 모두 ‘클라우드 여행’에 해당한다.
중국에서 발간한 '2022 신(新) 관광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의 절반 이상이 '클라우드 여행'을 자주 즐긴다고 답했다. 여행 플랫폼 페이주(飛豬)에 따르면, 지난해 춘절 기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각 유명 여행지를 관람한 이용객 수는 전년 대비 1000% 상승했다. 이처럼 ‘클라우드 여행’은 중국 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또 다른 인터뷰이 장양(張楊)은 “최근 들어 클라우드 여행의 매력에 푹 빠져 외출을 하지 않는 날엔 방에서 지역구 현지 여행 크리에이터, 전국구 대형 여행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모두 섭렵하며 클라우드 여행을 즐긴다”고 답했다.
"UP주* 따라서 오후 내내 여행했다" (*UP주:비리비리에 콘텐츠를 올리는 크리에이터 (‘유튜버’ 격))
"한밤중에도 여행 영상 계속 보는 사람, 누구?"
틱톡(抖音), 콰이서우(快手)등 중국의 여러 플랫폼에선 자웨이와 장양처럼 클라우드 여행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클라우드 여행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에선 “팡치키키(房琪kiki)”, “한 선장 표류기(韓船長漂流記)”, “보타산 멋쟁이(普陀山小帥)” 와 같은 개인 여행 크리에이터들이 대거 배출됐다.
5년 차 가이드인 푸즈(福)는 리장 고성을 돌아다니며 라이브 여행 방송을 진행한다. 그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 콰이서우(快手)에서 ‘여행공략(푸즈)(旅游攻略(福子))’ 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현재 100만 명 가까운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푸즈는 여태까지 460여 건의 여행 영상을 올렸으며, 그중 국경일 연휴에 갈 만한 여행지를 추천하는 영상이 570만 번 이상 재생됐다. 그는 여행 가이드로서 본인만의 전문성을 살려 관광 명소를 소개하고, 시청자의 질문을 Q&A 영상으로 만드는 등 활발한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다.
푸즈는 "리장 고성을 찾는 관광객이 많을 때는 하루 20만 명에 달했는데, 요즘은 워낙 인파가 적어 실시간 관광객이 만 명 안팎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마저도 대부분 영상을 찍는 크리에이터와 스태프들”이라며 “몇 걸음꼴로 고성 안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 중인 사람을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계정 프로필에는 본인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투어나 숙박업소 정보 등이 소개돼 있다. 푸즈는 "라이브 스트리밍은 팬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그들이 내 방송을 보고 나중에 여행을 올 때 실제로 나를 찾도록 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19 여파로 여행업계가 침체한 가운데, 이들은 ‘클라우드 여행’을 통해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지역 관광지 역시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여행’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상하이 야생동물원(上海野生動物園)은 24일간 연속으로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해 시청자에게 동물원에 있는 호랑이와 원숭이, 얼룩말 등을 보여줬다. 동물원 직원들은 1인칭 시점으로 영상을 촬영해 생동감을 높였고, 동물들은 카메라 렌즈 앞에서 애교를 부리며 실시간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댓글 창에는 자신이 원하는 동물을 보여 달라는 팬들의 댓글이 쇄도했다.
베이징의 고궁박물관은 '전경고궁(全景故宫)'을 출시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자금성을 360도 파노라마 뷰로 감상할 수 있게 하고, 일부 전시의 경우 온라인으로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