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6시 마지막 날 업무를 마친 문 전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참모들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 정문을 걸어 나왔다.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100m가량 떨어진 사랑채 분수 앞 광장까지 이동하는 데 25분 가까이 걸렸다. 이동 중에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던 문 전 대통령의 취임사 육성이 배경으로 흘러나왔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했는데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의 발판이 됐던 ‘촛불집회’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가장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촛불집회를 통해, 헌법과 법률이 정한 탄핵이라는 적법절차에 따라 정부를 교체하고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동작구 국립현충원과 용산구 효창공원 독립유공자 묘역을 참배했다. 오후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을 접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임기 마지막 밤을 보낸 뒤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