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없는 인물이 아닐까 하는 우려는 넣어두세요. 장-피에르는 현 부대변인이자 바이든 대통령의 언론 홍보 담당으로 오랜 기간 함께 해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장-피에르의 임명을 발표하면서 “백악관 대변인은 어려운 자리이지만 커린은 경험과 재능 그리고 성실성 등 모든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며 “커린은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끄는 정부를 위해 미국 국민을 대표해 일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사키 대변인 역시 장-피에르를 기자들에게 자신의 후임으로 소개하는 자리에서 “내 친구이자 역사를 새로 쓸 인물”이라고 추켜세웠죠.
미국에선 성소수자들의 결혼이 합법이죠. 장-피에르의 혼인 파트너는 현 CNN의 대(大)기자 격인 수잔 말보입니다. 둘은 딸을 입양해 워싱턴DC에서 기르고 있습니다. 장-피에르는 아이티 출신의 프랑스계 미국인으로, 택시기사였던 아버지와 복지사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뉴욕 퀸스에서 성장했습니다. 장녀였는데, 생업에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을 돌보며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정치에 눈을 떴고, 콜럼비아대 저널리즘 스쿨을 졸업한 뒤 정치 컨설턴트 및 언론 홍보 전문가로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파트너인 수잔 말보 기자도 콜럼비아대 석사이고, 박사는 하버드에서 취득했다고 합니다. 기자와 정치인 공보 담당 커플이라니, 미묘하지만 둘은 업무적으로는 선을 분명히 지키며 프로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말보 기자는 조지 H W 부시와 빌 클린턴 등 대통령을 다수 인터뷰했습니다만, 자신의 파트너와 관계된 바이든 대통령과는 일부러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건 젠 사키 대변인의 다음 행보인데요. 악시오스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MSNBC 방송국에서 정치 관련 코멘테이터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건 쇼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사키 대변인 본인은 이를 공식 인정한 적은 아직은 없지만 부인도 하지 않았죠. NCND(긍정도 부정도 안 하는 것)은 이런 경우 대다수 긍정에 해당합니다. 국내에서 언론사에 근무하다 청와대로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인 것과는 선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흥미로운 건 장-피에르 역시 MSNBC에서 정치 관련 코멘테이터를 했던 적이 있다는 겁니다.
사키 대변인의 행보가 그렇다고 떳떳하게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미국 기자단에게도 그렇죠. 사키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지금 그 대변인 석에 서서 우리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는 당신이 곧바로 언론사로 넘어간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라는 질문을 가장한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 질문으로 곤욕을 치르게 한 기자는 다름 아닌 MSNBC의 백악관 담당 수석 기자였죠.
장-피에르는 21일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내용을 어떻게 전하게 될까요. 윤 당선인 측의 대변인들과는 어떤 합을 보여주게 될까요. 취임식이 바로 다음주로 다가온 지금, 사뭇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