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의 촉: 간헐적 단식 효과 없다는데
논문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다. 중국 남방의대와 미국 툴레인대 연구진이 비만 성인남녀 139명을 1년간 관찰했다. 한 팀은 오전 8시~오후 4시에만 식사하고 다른 팀은 제한하지 않았다. 두 팀 다 하루 섭취량을 여성은 1200~1500kcal, 남성은 1500~1800kcal로 제한했다. 권장 열량(여성 2000, 남성 2500kcal)보다 적다.
수칙을 지킨 118명 모두 체중이 6~8kg 줄었다. 두 팀의 감량 정도에 차이가 없었다. 허리둘레·체지방·체질량·혈당지수·혈압 등도 마찬가지다. 다이어트 방법이 체중을 줄인 게 아니라 체중 감량이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조 그룹을 둔 1년의 추적 방식의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이 학술지에 시간제한 다이어트의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실린 적이 있어서 이번 논문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국내 비만 분야 권위자인 오상우 교수(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중심건강포럼 대표)는 어떻게 볼까. 오 교수는 "간헐적 단식이든 다른 방식이든 거의 모든 다이어트는 초기에 효과가 나다가 6개월~1년 지나면 사라진다"며 "이번 연구가 그걸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오 교수에게 다이어트 궁금증을 들어본다.
- 간헐적 단식이 정말로 효과가 없나.
- 그게 이론적으로 그럴듯하지만 임상시험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누구든 식사 패턴을 바꾸면 체중이 빠진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효과가 떨어지고 살이 찐다. 이건 불변의 진리이다.
- 왜 장기적으로 효과가 사라지나.
- 우리 몸이 적응하기 때문이다. 2, 3년 지나서 살을 뺐다는 사람이 있긴 한데, 이는 오랫동안 관리를 잘했기 때문이다.
- 우리 몸이 어떻게 적응하나.
- 음식을 줄이면 몸이 잔뜩 긴장한다. 긴장하면 체지방을 축적하려 든다. 조금만 먹어도 에너지를 축적한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로 저장이 잘 안 돼 지방으로 계속 저장하려고 한다. 인류는 항상 배가 고팠고 굶주려왔다. 인간의 몸이 그걸 기억하고 있다.
- 시간제한 다이어트가 효과적이라는 논문도 적지 않다.
- 효과 있다, 효과 없다고 엇갈리면 없다는 것이다. 우리 환자에게 이 방식을 권고한 적이 없다. 당뇨병 환자에게 당 섭취량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뿐.
- 가장 효과적인 다이어트 법은.
- 1970년대 이후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이 나왔다. 10만개 넘을 거다. 아직 '바로 이거다'라고 입증된 건 없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 다이어트가 스트레스가 되면 살이 안 빠진다. 몸을 편하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는 게 좋다. 평소 하던 대로 세 끼 먹으면서 양을 줄이는 게 가장 안전하다.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다. 교과서적인 방법이며 가장 확실하다.
- 언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게 좋은가.
- 체질량 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5 이상이면 비만)로 기준을 잡는 건 적합하지 않다. 50대 이상 중년층과 20, 30대는 BMI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이보다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남성은 90㎝(35.4인치), 여성은 85㎝(33.5인치) 이상이면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옷을 입을 때 허리에 맞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
- 왜 허리둘레가 중요한가.
- 내장지방을 반영한다. 간이나 근육에 박힌 지방이다. 또 피하지방이 배 쪽에 많으면 임상 진료 결과가 안 좋다. 뱃살은 질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내장지방의 간접 지표가 허리둘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