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를 비롯해 초호화 멤버가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무역 등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최고위 인사들이 참석하는 만큼 미국 다가서기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윤석열 당선인을 둘러싼 신경전도 예상된다.
2인자 보내는 中
이번 취임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중국의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이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 중 중국에서 파견하는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인 데다, 이번 참가 외빈 중에서도 가장 급이 높아 취임식준비위는 그를 정상급 인사로 분류해 발표했다.
왕 부주석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오른팔이자 의전상 중국 내 권력 2인자로 꼽힌다. 시 주석 집권 1기(2012년~2017년)에 반부패 사정을 주도했고 중국 공산당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2018년엔 중국 공산당의 불문율인 '7상 8하' 원칙(68세에는 은퇴)을 깨고 69세의 나이로 부주석에 올랐다.
상징성ㆍ실리 챙기며 美 견제
중국은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에 사망 선고를 한 윤석열 정부가 외교의 무게 추를 미국 쪽으로 빠르게 옮길까 우려하고 있다. 인수위는 미국, 일본에는 정책협의단을 보내면서 중국은 생략했는데,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한 결정이기도 하지만 중국으로선 내심 초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왕 부주석은 방한 계기 한ㆍ중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ㆍ미 밀착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이뤄지지 않았던 시진핑 주석 방한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취임 전 당선인과는 직접 소통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깨고 윤 당선인과 직접 통화했다.
美에선 세컨드 젠틀맨
총 8명 규모로 단장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으로 '세컨드 젠틀맨'으로 불리는 더글러스 엠호프다. 유대계 변호사인 엠호프는 지난해 5월 한ㆍ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렸던 한국전쟁 영웅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적 있다. 지난해 8월엔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에 미국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지난 2020년 미국의 대선 기간부터 아내의 선거 운동을 도왔고 지금은 대학에서 강의하며 아내를 외조하고 있다.
미 정부 각료로는 보스턴 시장을 지낸 정치인 출신의 마틴 월시 노동부 장관과 한국계인 토드 김 법무부 환경 및 천연자원 담당 차관보가 온다. 린다 심 백악관 대통령 특별보좌관도 방한하며 현재 공석인 주한미국대사 직을 대신 맡는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대사 대리도 취임식에 참석한다.
이외에도 미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과 의회 내 한국 연구 모임 의장을 맡으며 지한파로 꼽히는 아미 베라 의원도 방한한다. 민간에선 이례적으로 소설 『파친코』를 쓴 이민진 작가가 취임식에 참석한다.
日 정부 대표는 아직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ㆍ한 의원연맹 회장,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曽根弘文) 전 외상 등도 방한한다. 나카소네 전 외상은 일제강점기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의원연맹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이외의 국가에서도 현직 정상급 인사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포스탱 아르샹주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참석한다. 윤 당선인은 취임식 후 각국 사절단 등 외빈의 예방을 받는데 전례에 비춰보면 취임식 당일부터 이튿날까지 '취임식 외교'가 계속될 수 있다.
한편 이번 취임식에는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탈북 국군포로 3명이 초청됐다. 박주선 위원장은 "6ㆍ25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의 포로가 돼 강제 억류를 당하고 노역하다가 반세기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3명의 참전 유공자에 대한 예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