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인프라가 설립된 지 20년. 간단히 역사를 소개하자면 IMF 외환위기 당시 국가 재정이 쪼들려서 도로 닦을 돈조차 부족했는데요. 민간에서 돈을 끌어오기 위해 DJ정부가 당근책(‘최소수입보장’이란 정부 보조금 제도)을 내밀었고요. 이에 호주 맥쿼리그룹이 한국에 진출하며 만든 펀드입니다. 이후 굵직한 SOC사업들(서울지하철9호선, 우면산터널,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등!!)에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했죠(참고로 9호선에선 손 뗀 지 오래).
맥쿼리인프라는 SOC사업을 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지분을 사들이고, 여기에 대출까지 제공합니다. 주주이자 채권자인 거죠. 보통 선순위대출은 은행이 제공하고, 맥쿼리인프라는 후순위대출을 대는데요. 후순위대출은 당연히 고금리라 이자수익이 쏠쏠합니다. 대신 사업이 망하면(예-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망해서 통행이 막히면?) 돈을 떼일 우려가 있긴 합니다만(설마 그런 일이???).
요즘 날도 좋고,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확실히 길에 다니는 차가 늘어났죠. 출퇴근 차량에, 나들이 차량까지. 통행량은 자연히 늘어나는 추세. 올 1분기엔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도로의 통행량이 1년 전보다 2.3% 늘었는데요. 본격적인 엔데믹에 접어든 2분기 이후엔 더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앞으로 해외여행 위해 공항 가는 차량까지 늘어나 준다면 완전 정상화될 듯. 그럼 통행료는? 계약 구조상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올리게 돼있다는군요. 인플레이션 위험? 그게 뭔가요~~
부산신항만 2-3단계는 물동량이 빠르게 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올 1분기엔 전년보다 물동량이 20.9%나 뛰었죠. 구항(북항)으로 가던 컨테이너선박이 점점 신항으로 옮겨오면서 신항 물동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
도시가스 사업은 당분간 전망이 밝습니다. 금리랑 관련 있는데요. 도시가스 요금을 정부가 정하는데, 원료비뿐 아니라 금리도 반영하게 돼있습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도시가스사업 투자자 몫(투자보수율)이 따라서 올라가는 구조이죠(원료비는 매달, 투자보수율은 1년에 1번 조정). 따라서 물가상승과 금리인상 리스크를 모두 헤지할 수 있는 셈. 도시가스 사업을 추가하면서 ‘친환경’ 타이틀을 갖게 되는 건 덤이고요.
맥쿼리인프라는 2016년부터 쉬지 않고 배당액을 늘려왔는데요. 지난해는 750원(상반기 370원, 하반기 380원)이었죠. 올해는 780원(KB증권)~800원(삼성증권) 내다봅니다. 지금 시가 기준으로 배당수익률 5.4~5.6%이니, 꽤 쏠쏠합니다.
좋은 점만 많이 얘기했는데 당연히 리스크가 있습니다. 가장 큰 건 기존 사업 중엔 정부가 일정 수입을 보장해주는 옵션이 달린 게 많았는데, 그 보장 기간이 끝나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천안-논산 고속도로는 올해, 서울-춘천 고속도로와 용인-서울 고속도로는 2024년이면 정부의 수입보장이 끝나죠. 또 최근 새로 투자한 사업들(인천-김포 고속도로, 동북선 도시철도 등)은 아예 처음부터 이런 옵션이 붙지 않았는데요. 안정성 면에선 예전 같지 않다고도 볼 수 있죠.
대신 그만큼 안정적이고 하락장에도 방어를 잘하죠. 그래서 배당금 받으면 재투자해서 초장기로 오래오래 묵힐 만한 주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 나뉠 듯.
참고로 미국에도 맥쿼리인프라와 비슷한 상장인프라펀드인 UTF펀드가 있습니다(티커 UTF). 철도·도로·공항 등에 투자. 배당률은 맥쿼리인프라보다 좀더 높은 편이고(배당수익률 6%대) 월배당을 한다는 게 장점. 대신 폐쇄형펀드라 거래량이 적어서 사고 팔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이 기사는 5월 4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