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숨진 재소자의 유족은 이런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고인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둔기로 습격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던 유튜버 표모(70)씨다. 사건 발생 약 일주일이 지난 뒤 유족은 기자와 만나 “처음엔 조용히 잊히길 원했지만, 석연찮은 부분이 너무 많다”며 입을 열었다.
“편지로 가족에게 ‘신변 정리’ 암시했다”
표씨의 유족은 즉시 구치소 측에 이런 상황을 알렸다. 당시 구치소 관계자는 유족에게 “(표씨를) 직접 만났고, 답답해서 그런 편지를 썼다고 한다”고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에도 표씨는 “잘 살아라 항상 보살필 것이다” “어떻게든 곁으로 가겠다”는 등 가족에게 최소 3~4차례 더 신변 정리를 암시하는 듯한 편지를 보냈다.
이에 표씨의 변호인은 사고 이틀 전인 지난달 22일 접견 후 구치소 쪽에 ‘표씨가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하다.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게 보살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 요청 이틀 뒤 표씨는 자신이 수용된 방의 화장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졌다.
“자살 미수 정황도 있었는데…”
유족 측은 “당시는 이미 구치소 쪽에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상태였다. 상흔이 명확한데 구치소 쪽에서 방치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주일이 넘게 마스크로 목을 가리고 다녔는데도 이를 눈치채지 못했어도 관리 소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가기관서 숨졌는데 아무 설명 없어” vs “현재 조사 중”
표씨 유족의 주장에 남부구치소 측은 “통상적으로 신변을 해칠 우려가 있으면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별도의 독거실에서 관리를 받는다. 표씨의 경우 독거실에서 관리받은 기록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표씨가 ‘24일 이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는지’ ‘별도의 상담 등을 진행했는지’에 대해선 “조사 중인 사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또 “많은 게 차단된 국가기관에서 가족이 숨졌는데, 정작 가족은 제대로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돌아가셨다는 장소도 사람마다 말이 다르다. 지금껏 제대로 된 설명도 없고 정리된 문서조차 한장도 못 받았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표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경위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당시 구치소 내 복도의 CCTV 녹화본과 상담 기록 등의 정보를 공개해달라는 청구를 한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