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교육·시험 감독을 AI가?…삼성C랩 스타트업 ‘킥오프’

중앙일보

입력 2022.05.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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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2022 상반기 C랩 스핀오프 론칭데이'에서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사진 앞줄 왼쪽에서 넷째) 등 경영진과 창업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에서 선정한 우수 과제 2개에 대해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스핀오프 론칭 데이를 열었다고 1일 밝혔다. C랩 스핀오프는 이 회사의 사내벤처 과제 중 시장성과 사업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선정, 창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에 독립이 결정된 2개 스타트업은 ‘필로토(Piloto)’와 ‘에딘트(EdInt)’다. 필로토는 인공지능(AI) 캐릭터가 어린이의 스마트기기 사용 습관을 길러주는 서비스를 사업화할 예정이다. 에딘트는 AI가 온라인 시험을 관리·감독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AI 비서 ‘빅스비’ 만들다 AI 창업 

어린이 스마트기기 AI 교육 솔루션 필로토는 AI 캐릭터가 어린이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아이의 자기 조절 능력 향상을 돕는다. [사진 삼성전자]

유아교육을 전공한 이다영(30) 필로토 대표는 삼성전자의 AI 비서 서비스인 ‘빅스비’ UX(사용자경험) 개발에 참여하던 디자이너였다. 이씨는 “다섯살 조카가 엎드린 자세로 스마트 기기를 가까이서 보거나 그만 보라고 해도 계속 떼쓰는 모습을 봤다”며 “스마트 기기를 만드는 입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전공도 도움이 됐다. 이씨는 아이들은 세상 모든 것이 살아 있다고 믿는 점에 착안해 기기 속에 살고 있는 AI 캐릭터가 친구처럼 아이와 대화하며 습관 교육을 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AI 캐릭터는 아이의 언어 발달 수준을 파악해 눈높이에 맞춘 쉬운 표현으로 아이와 대화한다. 아이 스스로 스마트 기기 사용 시간을 정하고 종료할 수 있게끔 유도해 자기 조절 능력을 키운다. 


또 기기에 장착된 카메라로 아이 모습을 관찰해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거나 장시간 시청할 때 눈 운동을 시켜 거북목이나 시력 저하 등을 예방한다. 필로토는 국내 대학병원의 소아·정신과 임상 시험 및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올 하반기 프로그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시험 경험이 창업으로

인공지능(AI) 시험 관리감독 프로그램 에딘트는 응시자의 상황을 카메라로 스캔, 분석해 부정행위를 적발한다. [사진 삼성전자]

AI 시험 감독관 프로그램을 만든 에딘트의 창업 아이디어는 코로나19가 불러온 환경 변화에 창업자의 아이디어가 깃든 결과다. 원동일(37) 에딘트 대표는 2019년 온라인으로 대학원 시험을 보던 중 관리·감독이 너무 허술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코로나19로 기업 채용 시험과 대학 시험 등이 온라인 시험으로 빠르게 전환하던 때였다. 
 
원씨는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직하게 시험 보는 친구들이 불이익을 받겠다는 생각이 들어 ‘AI 시험 감독관’ 아이디어를 내게 됐고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에딘트가 개발한 온라인 시험 AI 관리·감독 서비스는 사물 인식 기술과 동작 인식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시험 주최자와 감독관, 응시자가 모두 효율적으로 온라인 시험을 응시하고 관리하도록 돕는다. 응시자는 주변 환경을 카메라로 스캔해 주최자가 마련한 가이드에 따라 응시 환경을 쉽게 구축할 수 있다. 
 
이러면 AI가 응시자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부정행위가 감지되면 감독관에게 알려준다. 시험 종료 후에는 상세 보고서와 시험 영상 다시 보기도 제공한다. 원씨는 “국내 공공 기관과 기업, 학교를 시작으로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2년 시작…누적 1500여 명 참여

2012년 12월 도입된 삼성전자의 ‘C랩 인사이드’에는 지금까지 365개 과제에 15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이 중 58%는 사내·외에서 사업화됐다. 임직원 창업자들은 퇴직금은 물론 창업 초기 안정적 정착을 위한 창업 지원금을 받고 판로 개척과 해외 시장 진출 관련 도움을 받는다. 창업 후에도 본인이 희망하면 5년 내 재입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