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딩들 일냈다, 세계 로봇대회 놀래킨 '코로나 상상력'

중앙일보

입력 2022.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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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로봇대회 나선 광주 꿈나무들

 

광주지역 초등학생들이 지난 20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 로봇대회인 ‘2022 FIRST Championship’에 참가해 자신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김유수 양, 김태운 군, 조현규 군, 나예준 군. 사진 광주 계림초등학교

“로봇 공학자 꿈 미국에서 펼치고 왔죠.”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 로봇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한 광주광역시 로봇 공학자 꿈나무들의 수상 소감이다.
 
30일 광주계림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광주계림초 3학년 김태운 군 ▶송원초 4학년 조현규 군 ▶봉산초 3학년 나예준 군 ▶싱가포르 국제학교 SIS 3학년 김유수 양 등 4명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2022 FIRST Championship’에 참가했다.
 
미국 FIRST 장학재단이 주관으로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린 대회는 전 세계 108개 국가에서 약 70만 명의 청소년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 로봇대회다. 광주 지역 일반고등학교 중에서는 광덕고등학교 학생들이 7년 만에 이 대회 출전권을 따내 상을 받았다.


코로나19 세대들의 도전기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2022 FIRST Championship’ 대회에 광주지역 학생들이 제출한 '스마트 백신 운송로봇 시스템' 작품. 사진 광주 계림초등학교

 
김군 등은 초등부 대회에서 ‘스마트 백신 운송 로봇 시스템’ 작품을 제출해 ‘Team Poster Award’를 수상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각 가정에 백신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스템이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19년 이후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이번 대회에서 각 팀에 주어진 ‘화물 운송에 대한 문제점 파악과 솔루션 개발’이라는 과제에 코로나19를 겪었던 경험을 상상력으로 녹여내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김군은 “코로나19 때문에 집 밖에 맘대로 나가지 못했던 답답함을 친구들과 함께 풀어보고 싶어서 백신 운송 시스템 작품을 만들었다”며 “로봇 공학자라는 꿈을 키워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대회부터 각축전 벌이며 출전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 로봇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나선 광주지역 초등학생들이 멕시코 대표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광주 계림초등학교

 
4명의 광주 초등학생들은 지난 2월 전국 90여 개 청소년팀이 참가한 ‘코리아 로봇 챔피언십’ 전국 대회에서 30여 개 수상팀 중 하나로 선정되며 세계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김군의 아버지 김진석씨는 “국내 및 세계 대회에 나선 아이들은 10살 정도의 어린 나이지만, 4~8년 정도 로봇에 관심을 꾸준히 보여왔다”면서 “특히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신입생 중 20%가 출전한 경험이 있는 대회라서 관심도 높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로봇 공학자 꿈을 키우기 위한 견학이나 대면 수업 참가가 어려워 부침도 겪었다고 한다. 김씨는 “올해 세계 대회도 코로나19 때문에 3년 만에 개최된 것”이라며 “아이와 함께 로봇 관련 영상을 찾아보면서 이번 기회를 준비했다”고 했다.
 

학생들 “다음 국제대회도 도전”

지난 20일부터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 로봇대회에 출전한 광주지역 초등학생들이 대회 관계자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광주 계림초등학교

 
김군 등은 앞으로 열릴 국제대회에 중등부로 또 도전할 계획이다. 학교 측에서도 이번 수상을 계기로 로봇 공학자 꿈을 키워주기 위한 동아리 활동 등 지원 계획을 광주시교육청에 건의할 방침이다.
 
광주계림초 신명순 교장은 “광주 지역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단일팀이 세계 로봇대회에서 수상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아이들이 세계 각국 청소년과 교류하고 광주 꿈나무들의 가능성을 알린 계기가 된 만큼 학교와 교육청 차원에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