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40대 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 올려
40대 주부 A씨는 지난 27일 전북 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대리운전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어제 무서운 일을 겪었다"고 했다.
A씨는 글에서 "부부가 2인 1조로 움직이며 뒤따라오던 벤츠(운전자)가 와이프(아내)였고 사진을 찍으려 기다리고, 대리기사는 계속 (차주에게) 운전대를 잡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리기사가 주차를 계속 못한다고 하고 이상하게 주차해 시비가 붙었다"고 했다.
"대리기사가 뒤차에 있던 와이프에게 '사진 찍었어?'라며 계속 소리쳐 '이 사람들이 (술을 마신 차주에게) 운전하게 해서 사진을 찍는구나' 알게 됐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는 "전주 (대리운전)업체에서 (대리기사를) 부르고 (완주군) ○○리에 산다"고 했다.
'부부 사기단' '이은해·조현수 같은 놈들' 댓글
한 회원은 "역대급 쓰레기 부부"라며 "끼리끼리 잘 만났다. (대리기사 아내가 탄) 벤츠도 그런 더러운 돈 모아서 샀나 보다"고 했다. A씨는 "제가 주차한다고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했다.
한 회원이 '직접 겪은 일이냐'고 묻자 A씨는 "어제 일이다. 경찰까지 오고 난리도 아니었다. 이런 시국에 조심하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올렸다"고 답했다.
A씨가 대리기사를 처음부터 의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 회원이 '그렇게 신고하면 포상금 있냐. 왜 그런 거냐'고 하자 A씨가 "사진 찍었다고 합의금 바랄지도 모르죠. 대리운전하는데 벤츠도 따라다니고 사진도 찍고. 설마 사진을 찍나 했다"고 답해서다.
일각에서는 'A씨가 주차 문제로 대리기사와 승강이하는 과정에서 뒤차에서 사진을 찍던 여성이 대리기사의 아내라는 사실을 알았고,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양측이 말다툼에 그친 데다 차주도 음주운전을 하지 않아 형사사건으로 번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경찰 "실제 일어난 일인지 확인 필요"
A씨가 이사하기 전 거주했다는 전주시 해당 지역 관할 지구대와 경찰서 측에서도 "해당 날짜에 관련 신고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해당 온라인 사이트 가입자들은 이 사이트가 닉네임(활동명)과 함께 거주 지역과 생년월일을 입력해야만 회원에 가입할 수 있고, A씨가 그동안 다른 게시물에 댓글을 꾸준히 달아왔다는 점 등에 비춰 허위 글을 올렸을 가능성은 작다는 반응이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는데 당사자들이 원만히 합의하더라도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에 모두 입력한다"며 "요즘에는 112가 아니고 지구대나 파출소 전화로 들어오는 일반 신고까지 직원들이 일일이 기록에 남기는 만큼 신고 누락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다만 "게시물에 나오는 신고 날짜나 지역 등에 착오가 있으면 경찰의 출동 유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