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훈은 올해 프로 5년 차인 늦깎이 신인이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유망주였지만, 지난 4년간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입단 후 2년간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2019시즌 종료 뒤 입대했다. 지난해 8월 팀에 복귀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코칭스태프가 그의 ‘싸움닭 기질’을 눈여겨봤다.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테스트를 받았고,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처음부터 선발 투수는 아니었다. 불펜 추격조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래도 김시훈에게는 값진 기회였다. 준비가 완벽했기에 놓치지 않고 기회를 잡았다. 9경기 성적이 1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삼진 14개를 잡고, 안타는 6개만 맞았다. 그의 배짱과 안정감을 눈여겨본 이동욱 NC 감독은 선발 신민혁이 부진하자 그 자리를 김시훈에게 맡겼다. “김시훈이 전부터 선발로 훈련해왔다.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믿고 던지는 투수”라고 힘도 실어줬다.
고비는 승리 투수 요건을 눈앞에 둔 5회 말 찾아왔다. 지난주까지 불펜 투수였던 김시훈은 투구 수가 늘어나자 제구가 흔들렸다. 1사 후 연속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냈고 2점을 더 내줬다. 다음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까지 볼넷을 골라내 2사 1·2루 위기가 이어졌다.
위기에서 김시훈의 입단 동기인 1루수 오영수가 친구를 도왔다. 우익선상으로 빠질 뻔했던 김재환의 강습 타구를 잘 잡아 1루에서 아웃시켰다. 김시환의 데뷔 첫 승리는 동기생의 좋은 수비로 완성됐다. 첫 승리 기념구도 오영수의 글러브에 들어간 바로 그 공이다.
한편 키움 히어로즈는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3-1로 이겨 주중 원정 3연전을 위닝 시리즈(2승 1패)로 끝냈다. 키움 신인 타자 박찬혁은 이틀 만에 다시 선제 솔로포(시즌 5호)를 쏘아 올려 신인왕 레이스에서 한 발 더 앞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