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식량과 바이오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2050년까지 남아메리카 면적에 해당하는 16억 ㏊의 토지가 추가로 훼손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엔 사막화 방지협약(UNCCD)은 27일(현지 시각) 발표한 '글로벌 토지 전망(Global Land Outlook)' 보고서를 통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전 세계 토지 황폐화를 막고 생태계를 복원한다면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손실, 식량 불안 등 세 가지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7년에 처음 발간한 보고서를 개정한 것이다.
15년 간 프랑스 2배 삼림 사라져
특히, 벌목의 80%와 담수 이용의 70%는 식량 생산 시스템 때문에 발생하는데, 정작 농경지의 52%도 황폐해진 상태다.
2000~2015년 사이 사라진 삼림은 프랑스 면적의 두 배인 1억2500만㏊에 이른다.
전 세계 도시 면적은 1992년 3300만㏊에서 2015년 7100만㏊로 늘어났는데, 이 과정에서 농지 2400만㏊와 삼림 3300만㏊, 4600만㏊의 관목지가 잠식됐다.
토양 황폐화는 기후변화의 원인인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 역사적으로 농업 부문에서 1160억 톤의 탄소가 배출됐고, 지난 200년 동안 극적으로 증가했다.
세 가지 복원 시나리오 제시
보고서는 우선 현재 추세대로 토지 황폐화가 계속된다면 2050년까지 남미 크기에 해당하는 면적의 토지가 황폐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15~2050년 사이 식량 수요가 45% 증가하고 농업이 확대되면, 사하라 사막 이남과 라틴 아메리카에서 삼림 같은 자연 지역이 3억㏊(남한 면적의 30배)나 추가로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경우 농장과 방목지·목초지의 생산성이 최소 12~14% 감소하게 되는데,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가 최악의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를 통해 2015~2050년 사이 690억 톤의 탄소가 추가로 배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토양이나 이탄 습지, 삼림 등에서 방출되는 탄소는 현재 연간 총배출량의 17%에 해당하는 양이다.
농지를 거의 갈아엎지 않는 '보전 농업'이나 조림과 토양 침식 방지, 농업-임업 연계 등과 같은 전략을 농지 16억㏊와 초지 22억㏊, 자연 지역 14억㏊ 등에 적용할 경우 다양한 혜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중동·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는 농업 생산성이 5~10% 향상되고, 비(非) 관개농지에서는 토양의 빗물 저장 능력이 4% 향상될 것으로 추정했다.
토지 복원으로 탄소 저장량이 2015~2030년 사이 170억 톤 더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자연 지역이 줄어드는 추세를 줄이는 동시에 생물 종 다양성 상실 속도를 11%가량 늦추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지금의 보호지역 규모를 3배로 늘리는 것이다. 현재 보호구역은 빙하로 덮인 육지를 제외한 전 세계 면적의 17% 수준인데, 지난 2000년의 10%에 비해서는 상당히 늘어난 것이다.
보호구역이 늘어나는 대신 농경지 확대가 제한되고, 2050년까지 농업 생산성을 9%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 경우 식량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데, 특히 농경지가 부족한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이 시나리오대로 이뤄지면 4억㏊(인도와 파키스탄을 더한 면적)가 다시 자연 지역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또, 지금보다 830억 톤의 탄소를 더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현재 전 세계 배출량의 7년 치에 해당한다.
2030년까지 토지 황폐화 중립성 달성해야
LDN 개념은 개발 과정에서도 토지에 기반을 둔 자연 자본의 순(純)손실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유엔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 가운데 15.3 '육상 생태계'에는 "2030년까지 사막화를 퇴치하고 사막화·가뭄·홍수의 영향을 받는 토지를 포함해 황폐해진 토지와 토양을 복원하며, 토지 황폐화 중립 세계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030년까지 각국이 LDN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UNCCD에서는 LDN을 "생태계 기능과 서비스를 지원하고 식량 안보를 강화하는 데 필요한 토지 자원의 양과 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현재 세계 115개국 이상이 국가 실행계획 등을 통해 10억㏊(캐나다 면적)에 달하는 황폐한 땅을 복원하기로 약속했다. 여기에는 토착 생태계 복원과 생태계 보전, 농경지 등의 지속가능한 관리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복원 비용이다. 2030년까지 이 같은 복원 약속을 이행하는 데 3050억 달러에서 1조 7000억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개도국이 필요한 비용을 모두 감당하기는 어렵다"며 "투자나 개발 원조, 부채 탕감 등의 형태로 선진국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은 연간 7000억 달러 규모의 농업 보조금을 지불하고 있는데, 이 중 15%만 자연 자본이나 생물 종 다양성, 일자리 안정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