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량이 가른 ‘마리나’ 운명…대전 재개, 세종은 철거

중앙일보

입력 2022.04.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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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금강 지류인 갑천 수상 스포츠 시설을 사실상 3년 만에 가동했다. 반면 세종시는 금강 마리나 시설을 철거하고 원상 복구에 나섰다. 금강을 끼고 인접한 두 도시의 상반된 모습이다.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엑스포다리와 둔산대교 사이에 있는 갑천 수상스포츠 체험장 운영을 지난 23일 재개했다. 체험장은 오는 11월 13일까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5월부터 8월까지는 오후 8시까지 운영시간을 1시간 연장한다. 이곳에서는 페달보트·카약·동력보트·스탠딩보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시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2년간 공공시설 집합금지 등으로 개점휴업 상태였다. 대전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갑천 수상레저시설은 연간 3~4만 명이 찾는 대표적 시민 휴식 공간이었다”며 “올해부터 아름다운 갑천 야경도 즐기면서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전시는 갑천 대덕대교~둔산대교 사이 약 1.2㎞ 구간에 경관조명(갑천변 물빛길)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시는 “다리 구조물 측면과 상·하부에 다양한 각도로 조명등을 설치해 첨단 과학도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 도심 하천에 스포츠 시설과 경관조명을 설치할 수 있게 된 것은 갑천 둔산대교 하류 600m 지점에 있는 보(도룡가동보) 때문이다. 이 보는 대전시가 2009년 국비 등 94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길이 165m, 높이 2.3m의 보에는 1000㎥의 물을 담을 수 있다.


반면 세종시는 세종보 주변 마리나 시설 5곳을 철거하고 하천을 원상 복구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국비 12억원이 투입된다. 금강 세종시 구간에는 햇무리교 하류, 보행교 남·북측, 한두리대교 북측, 불티교 남측 등 5곳에 마리나 등 친 수시설이 설치돼 있다. 이 마리나 시설은 2010년 세종보가 건설되면서 설치됐다. 하지만 2017년 세종보 수문이 열린 뒤 금강 수위가 낮아져 4년 넘게 방치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