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 움직임…VOA “풍계리 갱도 입구 평탄화 작업”

중앙일보

입력 2022.04.2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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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추가 핵실험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폭파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서 3번 갱도 굴착 공사를 진행하는 데 이어 갱도 입구 평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소리(VOA)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위원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최근 핵 활동 움직임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풍계리 3번 갱도에서 지반 평탄화 작업과 함께 도로를 건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갱도 내부로 중장비를 반입하기 위한 입구 평탄화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지난 19~20일 상업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판독한 결과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3번 갱도의 새 입구에서 추가로 굴착을 하기 위해서는 중장비 차량이나 계측 지원 장비를 내부로 반입해야 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새 입구 주변 땅의 표면을 단단하게 하는 평탄화 작업을 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3번 갱도의 새 입구 주변에서 하천을 복원 중인 정황도 포착됐는데 이는 장마철 홍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25일 인민군 창건일 90주년을 맞아 이날 대규모 열병식을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열병식 준비를 마쳤으며, 이날 0시 전후, 새벽 또는 저녁에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군 당국은 북한군이 평양 상공에서 전투기를 동원한 야간 비행훈련을 하는 등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미뤄 야간에 행사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평양 미림비행장에 대규모 병력과 각종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 발사 차량(TEL) 등이 민간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에 열병식을 하는 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엔 군 창건일에 열병식을 한 적이 있지만, 김 위원장 집권 후에는 주로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 15일), 정권 수립일(9월 9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 등에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 지난달 24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 각종 전략·전술 무기를 대거 동원할 것으로 예상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행사장인 김일성광장 인근 대동강에는 부교가 설치된 정황도 있다. 행사를 화려하게 보이게 하려고 폭죽 등을 부교에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