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유는 기름야자의 과육을 가공해 생산한 식물성 기름으로 라면·과자 등 각종 가공식품 생산에 쓰인다. 화장품·세제·바이오디젤 등의 원료로도 들어간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팜유 가격은 이미 연초 이후 33.2% 상승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발표 직후 미국 시카고 거래소의 콩기름 가격은 1파운드당 83.21센트(약 1030원)로 직전 거래일 대비 4.5%가 올랐다. 올해 초보다 5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팜유 생산업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출에 집중했다. 해바라기씨유 수출 1·2위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해바라기씨유는 물론 팜유와 콩기름 등 식물성 기름 전반의 국제 가격이 급등해서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의 식용윳값이 오르고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인도네시아 당국은 팜유 수출 중단을 장기화할 수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곡물 가격 상승이 사료 가격과 곡물 가공품 가격으로 전이돼 축산물 및 식료품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도 “올해 1분기 소맥과 팜유는 전년 대비 각각 63%, 58%가 상승했다”며 “2분기 말부터 식품 기업들의 원가 상승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식용유 가격은 이미 1년 사이 최대 84% 올랐다. 지난해 초 한 통(18L)에 평균 2만2000원이었던 업소용 콩기름 가격은 현재 5만원을 호가한다.
국내 식품 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당분간 버텨본다는 방침이지만, 가격 상승 압박이 심해지면 제품 가격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계약해 놓은 재고로 버틴다고 해도,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을 본격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