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보상으로 서울캠 졸업장 주나"
이달 4일 공개된 구조조정안에는 통합이 완료되면 통폐합 학과 학생에게는 서울캠퍼스 학위가 적힌 졸업증명서를 발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글로벌캠퍼스 졸업생이 서울캠퍼스와 동일한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의 불만이 터졌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지난 11일 기자회견 열고 "학교는 학과 구조조정을 전면 재논의하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서울캠퍼스의 졸업증명서를 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본질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글로벌캠퍼스의 학우들의 피해 보상 명목이 서울캠퍼스 학우들의 또다른 피해를 낳아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구성원과 소통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19일 통폐합을 위한 학칙 개정안을 공고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학생 요구사항을 듣고 논의하겠다더니 결국 바뀐 것은 없다"며 반발했다. 총학생회는 22일 학교 본부에 반대 서명을 전달할 계획이다. 21일까지 1800명 이상의 서명이 모였다.
학교측 "유사학과 통폐합 불가피"
학생들은 유사·중복학과 문제 해결에 공감하면서도 학교 측이 내놓은 구조조정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캠퍼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1462명 중 85%가 “유사중복학과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구조조정안이 공개된 후에는 1677명 중 45.7%로 하락했다.
본분교 통합 갈등, 학과 통폐합에서 재점화
당시 한국외대는 캠퍼스 통합 승인을 받기 위해 서울캠퍼스와 유사한 글로벌캠퍼스의 학과들을 특성화해 운영한다고 했다. 그런데 불과 10여년만에 학과를 다시 통합하려고 하자 학생들 사이에선 “학과 간 커리큘럼과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통폐합 갈등은 한국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학령 인구가 급속하게 줄면서 대학들은 재정난을 해결할 대책으로 학과 통폐합을 내놓고 있다. 부산대도 사범대학의 독어교육과와 불어교육과를 인문대학의 독어독문학과와 불어불문학과로 각각 통합하는 계획을 내놔 갈등을 빚었다.
통폐합에, 김인철 전 총장 논란까지…혼란의 외대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22일 두 번째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양 캠퍼스 갈등만 조장하는 졸업증명서와 복수전공제도를 내세우는 것이 아닌 모든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한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이 윤석열 정부의 첫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과거 학내 갈등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총장 재임 시절 학생들에게 "가만 있어", "내가 니 친구냐" 등의 발언을 하고 고위공무원이나 기업 대표 등 자녀를 조사하기 위한 이른바 '금수저 조사'를 하려 했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그러면서 한국외대 학생들이 만든 '김인철 어록'도 재차 주목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