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이미 1월 기록 넘었다
하지만 적자 폭이 예상보다 더 큰 데다 2분기 시작인 이번 달 수출액이 일반적으로 많지 않아 월말로 가도 무역수지 적자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번 달 중순 무역적자 폭은 지난달 같은 기간 적자 폭(-20억5400만 달러)과 비교해 253%에 달한다. 역대 가장 많은 무역적자를 봤던 지난 1월 적자 규모(47억 달러)도 이미 뛰어넘었다.
고유가에 적자 장기화 우려
실제 이달 1~20일 석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 수입액(101억9400만 달러)은 전년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무역 적자를 주도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에너지 사용량은 줄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탓이다. 현재 추세면 이번 달 전체 3대 에너지 수입액은 겨울철이었던 2월 3대 에너지 수입액(124억8000만 달러)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그나마 한국 무역을 뒷받침하고 있는 높은 수출 성장세도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높아진 원자재 가격으로 인한 착시가 많다. 이번 달 1~20일 반도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9% 증가한 67억4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석유제품(82%)·철강제품(26.6%)도 모두 전년보다 큰 폭으로 수출액이 증가했다. 모두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품 단가가 오른 품목들이다.
무역적자에 ‘쌍둥이 적자’ 가능성도
재정수지는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 대책 등이 겹치면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2월까지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 주는 관리재정수지는 20조원 적자로 집계됐다. 1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정부가 예측한 올해 전체 통합재정수지(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것)도 70조8000억원 적자로 적자 폭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가 50조원 소상공인 지원책 등 대규모 추가 재정 지출을 예고하고 있어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재정 적자 확대는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재정 적자가 국채 발행을 증가시켜 이자율을 올리기 때문에 기업 부담이 늘어난다. 동시에 소비 및 투자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보고서에서 “다른 조건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재정수지가 악화되면 경상수지도 나빠질 수 있다”면서 “해당 영향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경제 전반에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에 이어 경상수지까지 적자로 돌아선다면 1997년 이후 25년 만에 재정·경상수지가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쌍둥이 적자’를 볼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