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빅뱅은 지난 5일 새 앨범을 냈는데, 디지털 싱글이라 팬덤은 실망했습니다. 4년 만에 나온 앨범이 달랑 한 곡이고, 실물을 구매할 수도 없기 때문이죠. 반면 방탄소년단(BTS)은 오는 6월 피지컬 앨범을 1년 7개월 만에 낸다고 밝혀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퍼미션 투 댄스’는 디지털 싱글이었죠.
수록곡 수에 따라 달라지는 싱글·더블 싱글·EP
정규 앨범이 나오기 전 타이틀 곡을 ‘선 공개’하는 방식으로 홍보하는 역할도 있어 신인 가수의 경우 대부분 디지털 싱글 형태로 첫 앨범을 낸다. 여기서 약간의 차별화를 위해 2~3곡을 녹음하는 ‘더블 싱글’의 개념도 있다.
예를들어,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안유진 등이 속한 걸그룹 아이브는 데뷔한 지 반년도 안돼 벌써 두 개의 싱글 앨범을 냈다. 데뷔곡 ‘일레븐’에 이어 최근 선보인 ‘러브 다이브’다. 한 곡만 만들면 앨범 하나가 완성되기 때문에 연달아 발매가 가능하다. 러브 다이브가 스포티파이, 빌보드, 애플뮤직 등 전 세계 차트에 오르며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아이브의 다음 정규 앨범의 수록곡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싱글 앨범의 다음 단계는 ‘EP 앨범’이라고 한다. 익스텐디드 플레이(Extended Play)의 약자로, 보통 4~7곡을 녹음한다. 이를 ‘미니 앨범’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엄밀히 말해 미니 앨범은 한국에서만 쓰는 표현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달 미니 6집 ‘오디너리’로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 K팝 역사상 세번째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앨범에는 타이틀 곡 ‘매니악’을 포함해 총 7곡이 들어있다.
한국에선 EP 또는 미니 앨범의 정해진 기준은 없다. 영국음반산업협회(BPI)는 총 수록 시간이 25분 미만, 수록곡 4곡 음반을 EP의 조건으로 본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에선 수록 시간 30분 미만, 수록곡이 3~5곡인 음반을 EP로 분류한다.
음반 시장도 뉴트로 열풍…디지털 싱글 가고 정규 앨범 뜬다
예를 들어, 보이그룹 SF9은 데뷔 4년 만인 2020년 첫 정규 앨범을 냈다. 팬들이 “이만큼 활동했는데 왜 정규를 안 내주느냐”며 소속사에 항의해 탄생한 앨범이다. 요즘 팬덤 사이에서는 정규 앨범 발매 여부나 수를 그룹의 위상과 연결 지어 자존심 대결을 벌이기도 한다. 정규 앨범은 디지털과 실물로 나오는데, 팬들은 소유할 수 있는 실물 앨범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리패키지 앨범’은 이미 낸 정규 앨범 수록곡을 변형해 만든 앨범이다. 이미 나온 곡을 시대에 맞게 재구성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을 수정하기도 한다. 여러 가수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참여한 ‘컴필레이션 앨범’, 래퍼가 기존 비트 위에 새롭게 가사를 쓰고 녹음한 ‘믹스 테이프’, DJ가 여러 곡을 하나로 섞어 발매한 ‘믹스 앨범’ 도 요즘 자주 시도되는 앨범의 종류다. 이밖에 정규와 비정규 앨범 중에서 팬에게 사랑을 받은 노래만 모아 만든 ‘베스트 앨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