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들어와 매듭은 그 용도가 더욱 다양해져 실생활 전반에 널리 쓰였어요. 『경국대전』에 따르면 매듭 공예를 하는 장인들은 공조(工曹)나 상의원(尙衣院) 등 공예나 의복 제작과 관련된 관청에 상시 배치돼 작업물을 왕실에 지속해서 공급하기도 했어요. 일반 끈부터 책끈, 노리개·허리띠 등 장신구, 주머니 등의 생활용품, 악기용 끈 등 매듭 공예가 필요한 곳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죠. 왕실뿐만 아니라 양반과 민가에서도 매듭으로 만든 물건은 널리 쓰였어요. 현대까지 전승된 전통 매듭의 종류는 약 30여 가지예요.
초보자가 전통 매듭 공예를 시작할 때 필요한 준비물은 실(끈목)과 가위, 매듭 간 간격을 넓히거나 실을 밀어 넣을 때 쓰는 끝이 비교적 뭉툭한 송곳 등이에요. 과거에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실을 만들어야 했지만, 요즘은 인견·폴리에스터 섬유·실크 등으로 만든 매듭실을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죠. 다만 실크는 가격도 비싼 편이고 잘못 다루면 형태가 변하는 경우가 많아서 초보자는 인견이나 폴리에스터 섬유로 만든 실을 사용하는 게 좋아요.
전통 매듭 공예에 입문한 초보자들이 많이 배우는 매듭 중 하나가 바로 외도래 매듭이에요. 실을 꼬아놓은 모양이 멀리서 보면 동그란 마디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앞은 '엑스(X)', 뒤는 둘 이(二)인 형태가 특징이죠. 주로 실로 크고 단단한 마디를 만들거나, 끝맺음할 때 사용하는 매듭이에요. 반면 도래매듭은 앞뒤가 모두 X자 형태입니다.
최 작가의 말에 따라 열심히 외도래 매듭을 만들어 보는 학생기자단. 마디를 만들기는 쉽지만 앞이 X, 뒤가 二인 모양을 정확히 구현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몇 번의 실패 끝에 제대로 된 형태를 갖춘 마디가 실 중간에 듬성듬성 생겨났죠. 마디와 마디 사이 간격을 좁히고 싶다면 검지에서 두 개의 고리를 빼고 실을 잡아당길 때 원하는 위치에 고리를 슬슬 밀어주면 돼요. 전통 매듭으로 만드는 소품들은 한복에만 어울릴 거라 여기기 쉬운데요. 이렇게 외도래 매듭으로 마디만 반복해서 만들어도 평소 팔찌나 마스크 스트랩으로 사용할 수 있죠.
전통 매듭을 활용한 공예품 만들기는 초보자가 한 번 만에 성공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최 작가가 매듭의 매력을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아이템을 소중 학생기자단을 위해 준비했어요. 빨강·파랑·노랑·흰색·검정 등 오방색(오방정색) 실을 이용한 팔찌인 장명루(長命縷)입니다. 예로부터 실은 장수를 상징했는데요. 동(청색)·서(흰색)·남(적색)·북(흑색)과 중앙(황색) 등 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오방색으로 만든 장명루는 우리나라 명절의 하나인 단옷날(음력 5월 5일)에 잡귀를 물리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만들었던 매듭 공예품이에요.
"먼저 오색실을 나란히 모아 끝을 고르게 맞추고 매듭지어 주세요. 이 다섯 개의 실을 왼쪽의 세 줄(왼쪽부터 1·2·3번)과 오른쪽의 두 줄(왼쪽부터 4·5번)로 각각 나누세요. 그리고 왼쪽과 오른쪽의 맨 바깥쪽 실을 가운데로 계속 넣어주면 돼요. 예를 들어 1번 실을 3번과 4번 사이에 넣어주고, 5번 실을 2번과 3번 사이에 넣는다고 생각하면 돼요. 이렇게 양쪽 맨 바깥에 있는 실을 중간으로 넣는 작업을 계속하면 마치 머리를 촘촘하게 땋은 것 같은 모양이 되죠. 반복하다 보면 실이 꼬일 수 있으니 가끔 다섯 개의 실끝을 손가락으로 빗으면서 확인하세요. 규칙만 잘 지키면 모양이 잘 나올 거예요."(최) 혼자서 양손으로 다섯 개의 실을 땋다 보면 매듭의 중심이 흐트러져서 뒤틀린 모양이 될 수도 있어요. 무게가 나가는 집게로 매듭 시작점을 고정하면 그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죠.
어렵고 거리감이 느껴지던 전통 매듭 공예. 알고 보니 누구나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생활 예술이었네요. 소중 친구들도 마음을 가다듬고 정성스러운 손길로 실을 엮어 매듭을 만들어 보세요. 내 취향을 반영한 생활 소품이 내 손안에서 탄생할 거예요.
최민정 작가와 함께 알아보는 전통 매듭 4
전통 매듭을 응용하면 팔찌·귀걸이·머리핀 등 다양한 장신구를 만들 수 있어요. 최민정 작가가 기본적인 전통 매듭 기법을 활용해 만든 작품을 소중 친구들을 위해 공유했어요.
도래 매듭 팔찌: 도래매듭은 가장 많이 쓰이는 전통 매듭 중 하나예요. 전통 공예에서는 매듭과 매듭 사이를 연결하거나, 다른 매듭의 가닥이 풀어지지 않게 고정할 때 사용했어요.
매화 매듭·가락지 매듭 귀걸이: 화려한 모양의 매화매듭은 아기 옷이나 노리개 장식에 쓰였어요. 가락지매듭은 화려한 색의 실을 사용해 매듭 중간에 가락지처럼 끼워 장식하는 데 많이 썼어요.
잠자리 매듭 머리핀: 잠자리 매듭은 이름 그대로 잠자리가 두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는 것처럼 생긴 매듭이에요. 책 사이에 끼우는 책갈피로 사용하거나 저고리 옷깃·고름 위에 장식용으로 달고 다녔습니다.
도래 매듭 팔찌: 도래매듭은 가장 많이 쓰이는 전통 매듭 중 하나예요. 전통 공예에서는 매듭과 매듭 사이를 연결하거나, 다른 매듭의 가닥이 풀어지지 않게 고정할 때 사용했어요.
매화 매듭·가락지 매듭 귀걸이: 화려한 모양의 매화매듭은 아기 옷이나 노리개 장식에 쓰였어요. 가락지매듭은 화려한 색의 실을 사용해 매듭 중간에 가락지처럼 끼워 장식하는 데 많이 썼어요.
학생기자 취재 후기
원래 매듭과 관련된 것들을 만드는 걸 좋아했지만 집에서 혼자 할 때는 항상 실패했었어요. 최민정 작가님께서 쉽게 설명해 주시고 시범도 보여주셨는데, 덕분에 제가 만든 장명루가 예쁘게 완성돼 좋았어요. 저는 집중을 잘 못 하는 편인데 전통 매듭을 만들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죠. 집에서도 실을 가지고 따로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기회가 되면 더 어려운 매듭도 배워보고 싶습니다.
배가은(서울 중대초 4) 학생모델
최민정 작가님에게 전통 매듭에 대해 배우면서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듭의 역사가 신석기부터 시작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매듭으로 장신구는 물론 생활소품까지 만들어 일상생활에 다양하게 사용했다는 사실이 놀라웠죠. 또 조선시대에 매듭은 왕실이나 양반만 사용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민가에서도 널리 사용되었다는 점을 알게 됐어요. 눈으로만 매듭을 봤을 때는 그 아름다움 때문에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는데, 직접 만들어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어요. 개인적으로는 꽃을 본떠 만든 매듭들이 예뻐서 기억에 남아요. 새삼 우리 조상님들이 멋있게 느껴졌고, 취재를 계기로 매듭을 만드는 재미에 빠지게 됐어요.
신소이(서울 일원초 4) 학생모델
배가은(서울 중대초 4) 학생모델
최민정 작가님에게 전통 매듭에 대해 배우면서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듭의 역사가 신석기부터 시작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매듭으로 장신구는 물론 생활소품까지 만들어 일상생활에 다양하게 사용했다는 사실이 놀라웠죠. 또 조선시대에 매듭은 왕실이나 양반만 사용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민가에서도 널리 사용되었다는 점을 알게 됐어요. 눈으로만 매듭을 봤을 때는 그 아름다움 때문에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는데, 직접 만들어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어요. 개인적으로는 꽃을 본떠 만든 매듭들이 예뻐서 기억에 남아요. 새삼 우리 조상님들이 멋있게 느껴졌고, 취재를 계기로 매듭을 만드는 재미에 빠지게 됐어요.
신소이(서울 일원초 4) 학생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