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지인들은 다 만점줬다, 그날 정호영 딸 '3고사실'에선…

중앙일보

입력 2022.04.17 14:56

수정 2022.04.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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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딸(29)의 경북대의대 편입학 면접 때 만점을 준 면접관 세명이 정 후보자와 인연이 있는 의대 교수들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경북대의대 교수 80%가 자교 출신으로 편입학 전형 위원 상당수는 정 후보자와 친분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북대에서 제출받은 2017학년도 의대 학사 편입 전형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딸은 구술평가에서 3고사실에서 만점을 받았다.  
당시 구술평가는 지원자들이 3개의 고사실을 돌며 시험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위원은 3명씩 3개의 고사실에 배치됐다. 이들은 지원자에게 2가지를 질문한 뒤 각 10점씩 1인당 2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정 후보자의 딸은 1고사실에서 53점(17점, 19점, 17점), 2고사실에서 51점(17점, 17점, 17점)을 받았는데 3고사실에서는 60점(20점, 20점, 20점) 만점을 받았다. 
 
그런데 3고사실의 평가위원 A씨는 정 후보자와 경북대 의대 동문이었으며 B, C교수는 정 후보자와 논문을 함께 집필한 적이 있는 사이였다. 정 후보자 딸은 다른 고사실에 비해 3고사실에서 유독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 고사실의 평가위원들이 모두 아버지인 정 후보자와 인연이 있다는 점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 자료를 통해 ”구술 평가는 의과대학 교육 이수를 위한 기초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문제해결 및 종합사고 판단형 문항을 영문 혹은 국문 형태로 출제하는 시험으로, 고사실마다 시험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자의 점수도 각 시험 과목을 얼마나 준비했느냐에 따라 고사실별로 편차가 있을 수 있다“라며 ”구술 평가는 정해진 답이 있기에 지원자가 정해진 답을 말하면 만점을 받을 수 있는 평가로 3인 면접위원 점수가 대체로 일치하는 등 객관적으로 시행됐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구술 평가 시 다른 고사실에서도 만점을 받은 지원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형 자료를 보면 3고사실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은 정 후보자의 딸이 유일하다. 1, 2고사실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다른 지원자가 있었으나 이 지원자는 3고사실에서는 57점(19점, 19점, 19점)을 받았다. 또 정 후보자의 딸은 3고사실 외 구술 평가 점수가 편차가 큰 편인데 반해, 특정 평가위원에게 만점(20점)을 받은 다른 지원자들은 대체로 다른 고사장에서도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와 관련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경북대의대의 경우 160명의 전임교원(교수) 중 128명이 경북대 의대 출신 으로 나타났다”라며 “순혈주의가 강한 학내 분위기 상 평가위원 가운데 경북대 출신으로 병원 부원장(전형 당시)까지 지낸 정 후보자와 인연이 없는 면접관이 드물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이 10개 국립대학 전임교원의 출신학교를 모두 분석한 결과 경북대는 교수 80%가 자교 출신으로, 전남대(87%), 부산대(84.3%) 이어 세번째로 자교 출신이 많았다. 교수 숫자로 따지면 서울대(275명)이어 두번째다.  
 
정 후보자 측은 편입학 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실제 편입과정에서 심사위원은 총 50여명(2017년 52명, 2018년 55명)으로 의대 임상교수가 약 30%, 생화학 등 기초의학교수가 약 70% 비율로 구성돼 각 서류전형, 면접고사, 구술평가에 배정됐다”라며 “심사위원을 시험 당일에 무작위로 임의 배정하고, 무서류 면접 평가를 진행하는 등 심사의 공정성을 기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