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올해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부자의 절반 이상(56%)은 올해 실물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실물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대중부유층은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48%였다.
부자 중에서도 자산 규모가 클수록 실물 경기를 부정적으로 봤다. 자산이 10억~30억원인 부자 중 경기 회복을 전망한 경우는 26%에 불과했다. 50억원 이상 자산가의 예상은 더 부정적이었다. 16%만이 경기 회복을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부자들의 금융 자산 구성도 달라졌다. 현금과 예금비중은 2019년 41%에서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46%까지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39%로 다시 줄었다. 주식 비중이 2019년 16%에서 지난해 27%로 늘어난 결과다.
부자가 고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주요한 요인은 부동산과 주식이었다. 10% 이상 고수익을 거둔 부자의 57%는 부동산이 수익의 원천이었다. 주식으로 수익을 본 경우는 26%였다.
부자들의 주식투자 기간은 12년 4개월로 길었다. 평균 주식보유액은 8억2900만원 수준이다. 부자들은 손실이 15%를 넘으면 손절매를 하고, 수익이 23%를 넘어서면 수익을 실현했다. 손절매 타이밍은 대중부유층이나 일반 대중과 차이가 없지만, 수익은 대중부유층(19%)과 일반 대중(15%)보다 높았다.
다만 부자들도 코로나19 기간에는 손실을 본 경우도 많았다. 1억원 이상 수익 실현한 비중도 15%였지만, 손실이 발생한 비중도 44%로 조사됐다.
보고서에는 20~40대 부자인 이른바 ‘영 리치’의 특징도 담겼다. 영 리치는 1인당 66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50대 이상 부자의 자산 규모(80억원)보다는 낮다. 하지만 영 리치의 1인 평균 보유 주택 수는 1.7채로 50대 이상 부자(1.5채)보다 많았다.
영 리치의 자산 형성의 원천은 근로 소득(45%)이 가장 높았다. 사업 소득(23%)과 상속·증여(18%), 재산 소득(15%)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상속을 통해 부자가 된 ‘금수저’ 영 리치의 자산은 128억원으로 근로소득으로 부를 이룬 영 리치(39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이들의 연평균 소득은 4억원 대로 조사됐다. 근로 소득만 있는 경우 2억1000만원을 벌었지만, 근로 소득과 재산 소득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4억5000만원가량을 소득을 낸 결과다.
영 리치의 21%는 가상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50대 이상 부자(5%)보다 4배 많은 수치다. 다만 투자자 대부분(90%)이 1억원 미만을 투자해, 자산 중 투자 비중은 작았다. 영 리치의 47%는 예술작품이나 음원, 대체불가토큰(NFT) 등 새로운 투자처에 향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50대 이상 부자가 노동력을 대가로 자산을 축적한 사람이라면 영 리치는 대체로 아이디어로 돈을 번 사람”이라며 “앞으로는 투자 자본이 영리치의 관심 분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