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적극 벤치마킹'
'5년간 연구개발비용 1000억 위안(19조 2830억 원)'
그간 ‘가성비’로 통했던 샤오미가 이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대표주자가 되겠다며 세운 목표다. 지난 2월, 샤오미는 사내 ‘프리미엄화 전략팀’을 공식으로 구성하고, 위의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앞서 2019년, 샤오미는 모바일 더블 브랜드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서브 브랜드인 레드미(紅米·Redmi)로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메인 브랜드인 샤오미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면을 살펴보면, 샤오미의 고급화 전략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율, 휴대폰 평균 가격(ASP) 여전히 낮아
그러나 일각에선 이를 “대단한 성과로 보기엔 무리”라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평균 도매가 400달러 이상)이 전체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7%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지난 5년 동안에도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20%대를 유지했었다.
물론 여기에는 최근 스마트폰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되며 과거에 중저가 폰으로 분류됐던 것이 현재에는 프리미엄 폰으로 편입된 영향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준과 비교했을 때, 샤오미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 높지 않다.
실제로 샤오미의 일부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출시 몇 달 만에 가격이 대폭 하락했다. 샤오미의 첫 폴더블폰인 믹스 폴드의 출고가는 9999위안(약 192만 8100원)이었으나, 출시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공식 홈페이지의 정가가 3000위안~4000위안(약 57만 8500원~약 77만 1300원)대로 떨어졌다.
샤오미 12와 12X 등은 현재 징둥(京東)을 비롯한 여러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출고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로 인해 샤오미는 제대로 된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를 본 것이 아닌, 가격 인하 등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고를 끌어올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제품력 약해 시장에서 입지 못 굳혔다
당초 중국에선 화웨이가 남기고 간 시장 점유율을 샤오미가 그대로 흡수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샤오미는 연이은 품질 결함 문제로 기회를 놓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
한 네티즌은 샤오미가 고급화 전략에 걸맞은 성능과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풍자했다. 그는 “아이폰 사용자는 중간에 핸드폰이 꺼지면 가장 먼저 ‘이 핸드폰 너무 오래 쓴 건가?’라고 생각하지만, 샤오미 사용자는 가장 먼저 ‘이 핸드폰 역시 별로다’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진정한 고급화로 가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 늘리는 샤오미
가장 먼저 우려되는 것은 중국 휴대전화 시장의 위축이다. 중국신통원(中國信通院)이 발표한 ‘2022년 2월 국내 휴대폰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월 중국 내 휴대폰 출하량은 1486만 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7% 감소했다. 고급화 전략의 주가 되는 5G 폰 출하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4.5%나 감소했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것은 샤오미와 삼성 등이 모두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와중에 휴대폰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재고를 없애는 것도 샤오미에 남겨진 과제다. 샤오미는 지난해 2억 2000만 대를 목표 출하량으로 설정해 실제로 1억 9000만 대 출하한 후 현재 3000만 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남은 재고를 별 탈 없이 처리하는 것도 샤오미의 고급화 전략 달성에 있어 중요한 과제이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