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가 ‘민족의 성지’라 불리는 독립기념관에서 ‘K-컬처 세계박람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천안시가 구상 중인 K-컬처 세계박람회는 독립기념관에서 케이팝(K-POP)과 한국 드라마, 영화, 패션, 화장품, 한글문화 등 대중문화 한류 콘텐트와 각국 독립운동 활동을 전시하는 행사다.
12일 천안시에 따르면 박상돈 천안시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를 찾아 ‘K-컬처 세계박람회’ 개최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이날 문화체육부 김현환 1차관과 오영우 2차관을 만나 “K-컬처 세계박람회를 열면 침체한 독립기념관 활성화는 물론 대한민국 문화를 세계에 전파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또 “K-컬처 세계박람회에 앞서 기반을 다지고 성공 가능성 등을 가늠하기 위해 내년에 독립기념관에서 지역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국가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천안시는 박람회 개최에 필요한 예산은 120억 원 정도로 예상한다. 천안시는 독립기념관 운영 기관인 국가보훈처 등과 K-컬처 세계박람회 개최 문제 등을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오른쪽)이 지난 3월 2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만나 'K-컬처 세계박람회' 개최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천안시
앞서 박 시장은 지난 3월 2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만나 K-컬처 세계박람회 개최 필요성을 설명했다. 지난 2월에는 윤석열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천안시는 독립기념관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리면 국내외 한류 문화 팬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와 역사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립기념관의 드넓은 공간에서 전 세계인이 모여 캠핑하고 한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왼쪽)이 지난11일 문화체육부를 찾아 'K-컬처 세계박람회' 개최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천안시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에 있는 독립기념관은 국민 성금 등을 모아 1987년 문을 열었다. 당시 모인 국민 성금액은 총 492억 원이었다. 독립기념관 전체 면적은 396만㎡로, 서울 여의도(290만㎡)보다 넓다. 독립기념관 중심홀인 ‘겨레의 집’은 고려시대 건축물인 수덕사 대웅전(국보 제49호)을 본떠 설계했다.
독립기념관 주요사업은 전시·연구·교육이다. 전시사업으로는 상설전시관 운영 및 계기별 특별기획전시 개최를 운영하고 있다. 상설전시실은 총 7개에는 독립운동 역사 관련 자료가 전시됐다. 이 때문에 국난극복 역사에 한정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천안시는 “해방 이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발전 역사 자료도 함께 전시하는 방안을 마련해 독립기념관과 협의하겠다”며 “K-컬처 세계박람회 등을 위해서도 대한민국 발전의 역사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독립기념관 관람객은 개장 초기 연간 660만 명에 달했다. 천안시민 전진희씨는 “독립기념관은 이동 동선이 길어 불편하고, 전시물도 예전 그대로인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천안=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