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국민 밉상 탈출’ 프로젝트 “5년간 3000억 상생 위해 쓰겠다”

중앙일보

입력 2022.04.0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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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간담회에 참석한 카카오 경영진. 오른쪽부터 남궁훈 대표, 김성수 이사회 의장 겸 공동 CAC센터장, 홍은택 공동 CAC센터장. [사진 카카오]

리더십을 쇄신한 카카오가 ‘골목 상생’과 ‘글로벌 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안을 내놨다.
 
지난달 29일 공식 선임된 남궁훈 신임 대표와 김성수(이사회 의장·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홍은택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센터장은 6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카카오의 지속 가능 성장 방안을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하는 내수용 기업’이란 비판과 ‘경영진 주식 먹튀’ ‘자회사 쪼개기 상장’ 등 잇단 논란으로 주요 경영진을 교체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홍은택 센터장은 “상생은 카카오가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닌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본질”이라며 “5년간 3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카카오가 잘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카카오·카카오페이 등 주요 9개사는 앞으로 5년간 ▶소상공인 ▶콘텐트 창작자 ▶공연예술 창작자 ▶모빌리티 종사자 ▶스타트업 ▶지역사회 및 이동·디지털 약자 등 6개 분야에 3000억원을 지원한다.  


홍 센터장은 “분야별 실행안이 마련되는 대로 집행하고, 이사회 ESG위원회에 보고해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134개에 이르는 계열사도 연말까지 100여개로 정리한다. 김성수 의장은 “134곳 중 80개사가 웹툰·웹소설·게임 등 K콘텐트 창작 파트너”라면서도 “계열사 간 통폐합, 골목상권 관련 계열사 정리 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강화한다. 김 의장은 “올해 카카오 해외 매출을 전년 대비 40% 이상 끌어올리고, 3년 안에 해외 매출을 전체의 10%에서 3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 맨 앞에 CAC 산하 ‘글로벌 시너지 TF’가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픽코마·게임즈·크러스트·브레인·스타일 등 해외 성장 가능성이 큰 계열사들이 모여 해외 진출 전략을 공유하는 TF다. 김범수 창업자가 센터장을 맡은 미래이니셔티브센터가 TF를 통해 협업을 이끈다.
 
주주친화책도 내놓았다. 김 의장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계열사 상장도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관점에서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남궁훈 대표는 현재 보유 중인 카카오게임즈 지분 3%에 대해 “현재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카오가 풀어야 할 숙제는 만만치 않다. 일단 소상공인·창작자·대리기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진심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자회사가 연내 상장을 앞둔 상황인 만큼 ‘쪼개기 상장’에 대한 불안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