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의 서울시장 출마는 당내서도 반발
김동연·유승민·김영환·이혜훈은 ‘무연고’
우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 대표가, 더욱이 ‘86세대 용퇴론’까지 제기하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한 게 불과 얼마 전인데 더 큰 선거에 나오겠다니 황당하다. 국회의원 5선을 하고 시장까지 한 인천을 떠나 서울로 옮기겠다는 발상도 놀랍다. 본인은 ‘선당후사(先黨後私)’라고 주장하고 당 안팎에선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측의 입김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숙해야 할 사람들이 계파 정치를 할 때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내에서 “부자연스럽다”(조응천), “명분이 없다. 당에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김민석)는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경기도지사직은 대선후보들의 ‘재도전 디딤돌’처럼 여겨지고 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는 얼마 전 “경기도의 미래 비전,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한 콘텐트로 도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별 인연이 없는 그가 과연 경기도의 미래와 비전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숙고할 시간을 가졌는지 의문이 든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유 전 의원 스스로 “저는 대구·경북의 꼿꼿한 선비정신을 제 몸에, 핏속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나. 역시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뒤 대구시장으로 과녁을 돌린 홍준표 의원의 행보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의 현역 의원이라곤 하나 경남도지사를 재선하며 경남 연고를 과시하곤 했었다. 이제 와 대구로 ‘낙향’이라고 하기엔 면구스럽지 않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군은 더한 코미디다. 별다른 연고가 없던 총선 낙선자들의 등장 때문이다. 바로 국민의힘 김영환·이혜훈 전 의원이다. 얼마 전 출마 선언을 한 김 전 의원은 충북 괴산 출신이라곤 하나 정치적 기반은 수도권이었다. 안산에서 4선을 했고 경기도지사에 도전했으며 마지막 출마지는 고양이었다.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혜훈 전 의원은 “아버지 고향이 충북 제천인 충북의 딸”이라고 주장한다. 이 전 의원도 서울 서초에서 3선을 했고 지난 총선에선 서울 동대문에서 뛰었다.
이번 대선에서 ‘지방’이 안 보인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방 일꾼을 뽑아야 할 지방선거에서마저 이렇듯 ‘지방’이 안 보이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