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및 투자업계 관심은 “빅뱅이 여전히 빅뱅일까”에 쏠린다.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로 연초 대비 50% 넘게 뛴 YG 주가는 5일 6.40% 하락한 6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 때문이다. 4년의 기다림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운 출발이다.
빅뱅의 공백기는 사실상 ‘자숙기’였다. 대마초 흡연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탑, 역시 대마초 파문에 휩싸였던 지드래곤, 그리고 소유 건물 내 성매매 유흥업소 논란을 빚은 대성,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성매매, 성폭력처벌법, 식품위생법 등 9개 혐의 유죄)로 2019년 탈퇴한 승리까지, 각종 사건·사고로 부정적 여론이 빅뱅을 넘어 YG 전체로 번졌다. 양현석 전 대표까지 원정 도박과 비아이 마약 무마 의혹 등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또 다른 악재도 있었다. YG의 자회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는 지난해 판타지 사극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시청자의 거센 비난에 방송 2회 만에 조기에 종영했고, 320억원의 제작비를 날렸다. YG의 3대 주주는 중국 텐센트와 웨잉의 합작사다. 앞으로도 중국의 동북공정 행보 등으로 YG는 또다시 난처해질 수 있다. 빅뱅 컴백이 겨우 조용해진 각종 논란을 재점화할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 YG는 지난해 빅뱅 없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YG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9.3% 늘어난 3556억원, 영업이익은 370.4% 증가한 506억원이다. 걸그룹 블랙핑크가 실적을 견인했다. 제니·지수·로제·리사 등 멤버는 샤넬·디올·셀린느·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의 대표 모델로도 활동 중이다. 신인 보이그룹 트레저도 지난달 오리콘 차트에서 1위를 하며 YG를 지탱하고 있다.
YG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YG는 빅뱅, 블랙핑크 등 주력 아티스트의 컴백과 콘서트 재개가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팬덤이 여전히 탄탄한 건 사실이나, 열성 팬을 넘어 대중적인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