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도지사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 경쟁이 달아올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입’ 역할을 한 김은혜(51) 의원이 5일 대변인직을 사퇴하고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미 도전장을 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선 과정이 치열하고 제대로 붙는 이미지를 드리는 게 나쁠 게 하나도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선 주자급 거물과 인수위 스타급 초선 의원간 뜨거운 승부가 예고된 셈이다.
김은혜 ‘출마 결심’
오는 6일이 시한인 지역구(성남 분당갑) 당협위원장 사퇴 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공식 출사표를 낼 예정이라고 한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제(4일) 오후 출마를 결심하고 당선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사퇴했다”며 “이르면 6일 기자회견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는 “출마에 대한 최종 결심이 서지 않았지만,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결심을 밝혀드리도록 하겠다”,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차기 정부 국정과제를 수립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제 신상에 대한 언급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尹과의 거리’ 변수 되나
반면 김 의원은 대선 당시 지역구 내 대장동 문제를 파고들며 '대장동 여전사'로서 활약했고, 결과적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본인은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들과는 거리를 두려하지만 당선인 대변인으로 활약하는 사이에 '윤핵관'들에게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선인 비서실·대통령직 인수위 안팎에선 “우리 초선들 중 최고 에이스는 김은혜”(영남권 중진), “인지도와 이미지면에서 그만한 여성 후보가 없다”(법사위 초선의원)는 말이 자주 나왔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경력도 ‘MB 시즌2’로 평가받는 이번 인수위에선 플러스 요소였다.
광역단체장 경선룰이 여론조사 50%, 당원투표 50%로 진행될 경우, 윤 당선인을 밀었던 조직표가 김 의원에게 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친유승민계로 불렸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김은혜 의원이 대선 기간을 거치며 정치적 인지도가 올라갔다. 굉장히 성장이 많았다”고 말했다.
유승민 “부담 없다”
지지율에서 앞서 나가는 유 전 의원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 출마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윤심(尹心)이 담겨 있는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며 “(윤 당선인에게) 경기도지사 후보가 되면 그때 서로 또 열심히 돕고 그때 또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당 기자회견에서는 “이재명 전 지사가 추진했던 정책 중 잘한 건 계승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개혁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