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감독의 제작 의도와는 무관하게 어쨌든 춘수의 행동은 1, 2부 모두 불륜이다. 유부남임을 숨기고 한 불륜(그때)과 알리고 한 불륜(지금)의 차이다. 대다수는 그때와 지금이 모두 틀렸다고 받아들인다. 애초 틀린 건 어느 시점이든 틀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하는 주간 코로나19 현황을 보면 지난달 21~27일 전 세계 확진자의 22.6%가 한국에서 나왔다. 이때 국내 확진자 수는 244만2195명으로, 4주 연속 전 세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나라가 됐다. 증가 추이를 고려하면 1주일 후 한국은 누적 확진자 수 8위에 오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2월 “방역에 있어 모범국가로 불릴 정도로 잘 대응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6월엔 “세계 각국이 한국의 방역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그때 확진자 수가 다른 나라보다 적다는 이유로, K방역은 자랑이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1월 8일 페이스북에 “J방역이 K방역보다 우수하다고 헛소리하던 언론과 자칭 전문가들은 이제 뭐라 할까”라고 썼다. 일본의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6000명이라는 기사를 공유하면서다. 불과 2달 전이다. 6000명은 국내 전문가를 조롱하고 K방역을 옹호하는 근거였다.
희생은 자영업자와 국민의 몫이었다. 얼마 안 되는 퇴직금에 대출금을 더해 2019년 술집을 차린 친구 A는 매주 거리두기 단계에 마음 졸이다 지난해 폐업했다.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폐업 점포 재도전장려금’ 신청자는 30만 명이 넘는다. 최소한으로 잡아도 폐업 소상공인이 30만 명 이상이란 뜻이다. 그들 중엔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도 있다.
김 총리 말대로 “어느 나라든 겪었어야 하는 일”이었다면 생활고에 목숨까지 끊은 이들의 고통이 무색해진다. 어제의 확진자 수가 자랑의 근거였다면 지금은 부끄러움이어야 한다. 정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