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적 특성과 남성적 특징을 나누지 않고 그 사람 자체의 고유한 가치를 중시하는 개념이다.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 ‘유니섹스’와 달리, 성별을 벗어나 개인의 취향에 집중하는 관점이다.
이는 유행에 민감한 패션업계에서 먼저 시작됐다. 구찌, 발렌시아가, 캘빈 클라인 등 명품 브랜드는 성별을 구분 짓지 않는 남녀 통합 컬렉션을 선보였다. 또 스파(SPA) 브랜드의 대표주자 자라는 ‘언젠더 라인’을 론칭하기도 했다. 2018년 3월 초에는 미국에서 플루이드 프로젝트(The Phluid Project)라는 세계 최초 ‘젠더 프리’ 컨셉의 의류 브랜드가 론칭됐다. 당시 마네킹까지 남녀 구분이 되지 않아 업계 이목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중국 패션 업계에서도 바로 이 젠더리스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2018년 설립된 보시(bosie·伯喜)는 문을 연 이후 6차례의 자금 조달을 받으며 젠더리스 패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中 젠더리스 선두주자 ‘보시’에 금융사 투자 러시
보시의 괄약할 만한 성장은 ‘젊은 세대’와 관련 있다. 우선 보시의 창업자인 류광야오(刘光耀)부터 1995년생으로 전형적인 Z세대다. 주요 고객층 역시 Z세대로 70% 이상 고객이 95허우(后), 20%가 00허우로 나타났다.
보시의 특징을 살펴보면 한층 더 이해하기 쉽다.
1. ‘젠더리스’ 스타일로 Z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한다.
2. 젊은 디자이너를 고용해 지속해서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적용한다.
3. 8대 예술(문학·음악·무용·회화·조각·극작품·건축·영화), 역사, 신화 등 다양한 문화 요소를 활용해 젊은 층의 내면세계를 반영한다.
4. 인기 아이돌과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함과 동시에 팬덤 경제를 활성화한다.
5. 오프라인 체험숍을 적극 활용해 소비자를 온라인 구매로 이끈다.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신문에 따르면 보시는 항저우(杭州)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후 단 1년 만에 전국으로 확대한다. 2021년 기준 보시는 항저우,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广州) 등 16개 도시에 26개 매장을 오픈했다.
보시는 ‘젠더리스’ 제품 라인으로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도 디자인 제작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남녀공용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에 단 5개의 사이즈만을 선보인다. 제품당 판매율은 높이면서도 재고는 줄인 것이다.
매장 위치도 상권이 집중된 곳이나 지하철이 가까운 곳에 마련했다. 중국 리뷰 플랫폼인 다중뎬핑(大众点评)에 따르면 26개 보시 매장은 유명 쇼핑센터, 상가, 혁신단지 등에 위치했다. 매장 주변에는 시차(喜茶), 토이숍 X11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성 알아본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보시 인기 시드나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 해에만 6개의 젠더리스 의류 브랜드가 12억 위안(2293억 5600만 원)이 넘는 규모의 자금을 융통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비스터(Beaster), 노원트렌드실험실(KNOWIN潮流实验室), 소울센스(SoulSence) 등 트렌디숍이 포함됐다.
보시와 비스터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패션 업계는 이들 브랜드와 같은 토종 업체 중심으로 변화를 거듭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