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민주 20명, 宋 출마 집단반기 "서울시장 후보군 넓히자"

중앙일보

입력 2022.03.31 19:39

수정 2022.03.3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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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둔기 피습을 당했던 송영길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하트를 그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시간을 갖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 내에선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로 기운 송 전 대표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란 말이 나온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권 의원들은 국회 본청의 한 회의실에 모여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남인순 의원 제안으로 모인 이 자리에는 우상호·김민석·정청래·김병기·김영배 의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권 의원 40명 중 절반 이상 모인 것이다.
 
 
이들은 “경쟁력 조사 등 다양한 방법 등을 동원해 서울시장 후보군을 추가로 찾아달라고 비상대책위원회에 건의하자”며 “특정 후보를 추대하는 방식이 아닌 경선 등을 포함해 본선 경쟁력을 담보할 여러 가지 방법을 찾자”고 의견을 모았다.
 
한 참석 의원은 3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송영길 추대론’으로 몰고 가려는 당내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다른 좋은 후보를 삼고초려해서라도 찾아야 한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또다른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에선 서울권 의원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낙연 전 대표나 추미애 전 장관, 박용진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이나 외부 인사 등 다양한 후보군을 놓고 경쟁력이 가장 높은 분을 밀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송 전 대표 본인에게 이런 의견을 1일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당 내에선 송 전 대표의 출마선언이 임박하자 위기감을 느낀 서울권 의원들이 사실상 집단 반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선거법상 출마를 위한 주소지 이전 기한(4월 1일)을 하루 앞둔 31일 송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사실상 서울시장 선거를 포기하듯이 가버리면 전국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내일 정도에 (출마 여부를) 결정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권 의원들 사이에선 대선을 이끌었던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면 기초단체장 및 기초·광역의원 선거에도 부정적 영향이 클 거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송 전 대표가 스스로 추대론을 부추기는 것에 거부감을 표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고 지방선거 도전 희망자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며 “2년 후 총선을 내다보는 서울권 의원들로선 송 전 대표 출마가 회의적이라고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